| HERLIVERY RED vol.6
EDITOR’S LETTER
2022.06.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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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헐리버리 레드 6호입니다. 매일매일 넘쳐나는 여성 관련 기사들을 한 회분의 레터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담아낼지가 매호마다의 고민이었는데요, 레터 지면의 한계상 월 1회 발행으로는 기사의 절대량을 반영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레터를 주제에 따라 분리 발행한 전적이 있기는 하나, 이번호부터 사회 편과 라이프 편으로 주제를 분리해 월 2회 발행으로 개편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기존대로 매달 마지막 일요일에는 여성 정치와 여성 대상 폭력의 현 주소를 살펴보는 사회 편이, 매달 첫 번째 일요일에는 경제, 문화, 예술, 스포츠 등 외에 해외 소식까지 아우르는 라이프 편이 발행됩니다. 분리 발행된 호는 통권 호수에 반영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월 2회 발행으로 변경되는 만큼 매 발행되는 레터가 모두 통권 호수에 반영되어 집계됩니다.
이번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징계 결정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기류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징계 연기 소식, 6.1 지방선거의 또 다른 주인공들인 차해영 민주당 마포구의원 당선인과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 관련 기사를 준비했고요, 포스코 사내 성폭력 소식과 청주에서 두 여중생의 목숨을 앗아간 계부에 의한 친족 성폭력 사건의 항소심 소식, 신변 보호 중이던 여성과 그 가족을 살해한 김병찬과 이석준에게 내려진 1심 결과,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사용한 여성혐오 표현에 대해 유튜브 보겸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윤지선 교수의 민사소송 1심 결과 등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그럼 돌아오는 일요일에 라이프 관련 기사들을 정리한 레드 7호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헐리버리 에디터 윤단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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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 20일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 징계를 촉구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비대위 해체로 자리에서 물러난 지 18일 만에 나온 것으로, 이날은 최강욱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 회의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과 동료 의원들의 은폐 시도, 2차 가해까지 모두 합당한 징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전 비대위원장 박지현의 약속이 아니라 민주당의 약속이었다. 그러나 최 의원이 윤리심판원 출석을 미루며 징계 처리도 미뤄졌고, 제가 비상 징계를 요구했지만 우리당은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선거 뒤 윤리심판원에서 징계하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고 징계 관련 사실 관계를 재확인시키며 “그 약속을 지키는 날이 오늘이다. 민주당의 혁신은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으로 시작해야 한다. 경징계에 그치거나 징계 자체를 또 미룬다면, 은폐 시도나 2차 가해는 빼고 처벌한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의 어떤 반성과 쇄신 약속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이제 저희 위원장은 아니시기 때문에 개인으로써 의견을 밝힐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의도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며 “본인의 위치는 아무것도 아니고 일반 국민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훨씬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말할 수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고 뼈 있는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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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윤리심판원에서는 최강욱 의원에 대해 만장일치로 ‘6개월 당원자격정지’를 의결했습니다. 조사가 시작된 지 49일 만에 내려진 결론입니다. 당원자격정지는 제명 다음가는 중징계로, 심판원은 여성 보좌진 등이 참석한 온라인 회의에서 부적절한 성희롱성 발언을 했고, 해명 과정에서 이를 부인하며 피해자들에게 심적 고통을 계속해서 주었으며, 비대위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심판원 측에 직권조사를 요청했다는 점 등을 징계 사유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최강욱 의원은 성희롱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재심을 신청했는데요, 최 의원에게 재심 신청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처럼회’ 소속의 김용민, 장경태 의원 등은 근거도 부실하고 과도한 중징계라며 사실관계를 다시 살펴봐달라고 요청하며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심판원의 결정에 대해 “최 의원의 거짓 발언, 은폐 시도, 2차 가해 행위를 종합해 보면 무거운 처벌로 보긴 어렵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처럼회에 대해서는 “처럼회는 해체해야 한다.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자숙해야 한다”며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폭력적 팬덤이 흔들어대는 당으로는 다음 총선도, 다음 대선도 이길 길이 없다”고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윤리심판원은 재심 신청이 들어온 건에 대해 다시 회의를 열고 6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한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에서는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 결정에 대해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지현 전 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세행은 “박 전 위원장은 최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성희롱’ ‘성폭력’ 등의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강력히 징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공개적인 방법으로 지속적, 반복적으로 유포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 회의 당일과 개최 직전에도 최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공개적으로 압박해 무고의 죄책을 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원게시판에도 최 의원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으며, 윤리심판원 위원들에게는 결정을 비난하는 ‘문자폭탄’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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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서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2013년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성상납을 받았고, 측근을 통해 관련 내용이 폭로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윤리위에서는 지난 4월부터 징계 절차에 돌입했으나 22일 열린 제3차 중앙윤리위원회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징계 여부는 이 대표의 소명을 듣고 판단할 것”이라며 결정을 미뤘습니다. 이준석 대표의 소명은 7월 7일 열리는 제4차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진행되며, 징계 결정은 이후 심의 의결을 통해 내려질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했으나, 옆에 있었지만 발언 기회를 못 얻었다”며 “7월7일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지금 2주 뒤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불분명하고 무엇이 달라지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저는 의아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윤리위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을 연기하는 대신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증거 인멸 의혹 관련된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윤리위에서 성상납 행위 자체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어 당 내에서도 성상납 행위에 대한 입증 없이 증거인멸 교사를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구속 수감 중인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를 옥중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김성진 대표는 수백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을 확정받아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입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해 12월 유튜브를 통해 2013년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이준석 대표가 김성진 대표로부터 접대비·선물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았다고 밝히고 이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후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에 이송돼 반부패공공수사대에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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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해영 서울시 마포구의원 당선인은 이번 6.1 지방선거가 배출한 국내 최초 성소수자 의원입니다. 차해영 당선인은 2017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남자를 좋아할 수도, 여자를 좋아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성 정체성에 대해 커밍아웃했지만 선거운동 기간 동안 이에 대해 굳이 목소리 높여 알리지도, 쉬쉬하며 숨기지도 않았는데요, “대중정치를 지향한 만큼 성소수자 의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책과 공약을 다루고 있었고” 또한 “구의원에 적합한 사람이란 걸 알리는데 성 정체성을 재차 밝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007년 마포구 공동체 라디오에서 미디어 활동가로 일하기 시작한 차 당선인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물론 1인 가구 등 청년 의제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1인생활밀착연구소 ‘여음’의 대표, 서울시주민참여예산위원,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장 등이 그가 달았던 직함들입니다. 활동가였던 그가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한 것은 2014년 서울시가 성소수자 차별금지 조항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민인권헌장 제정을 포기한 사건과 2020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피소 후 자살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는 “그때 결심했어요. 정치를, 내 삶을 누군가에게 맡기지 말자”라는 결심과 함께 정치에 뛰어들었습니다.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이 알려진 것은 성소수자 정치인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방향인 동시에 차 당선인의 입지를 좁히는 방향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마포에서 해온 활동 이력과 행정 경험은 사라지고, ‘차(해영)’ 하면 ‘성(소수자)’이 되는 그런 상황이 됐다”고 회고하며 “성소수자가 당선됐다는 소식보다 정치권에서 소수자 정체성을 드러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더 활발한 사회적 논의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습니다. “일 잘하는 걸로 유명한 구의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는 그가 앞으로 4년 동안 마포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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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되진 않았지만 주목해야 할 여성 정치인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임미애 전 경북도의원입니다. 서울에서 학생운동을 하다 92년 남편의 고향에 정착한 임미애 전 의원은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며 살다 학교 급식에 지역 농산물이 쓰이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보고자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2006년 의성군의회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군의원으로 당선된 임 전 의원은 2010년 재선에 성공했고, 2018년에는 의성군 제1선거구에서 경북도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모두 민주당 간판으로는 처음 이루어낸 성취였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원래 의성군수에 출마할 생각이었지만 ‘험지’인 경북도지사직에 출마하려는 당 내 인사가 아무도 없자 비대위에서는 그를 전략공천했습니다. 상대는 경북 김천을 지역구로 국회의원 3선을 지낸 후 2018년 경북도지사로 당선된 이철우 현직 도지사였습니다. 재선에 도전하는 이철우 후보의 목표 득표율은 85%, 지역 언론에서는 여론조사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뻔히 패배가 예정된 싸움이었습니다. 지방자치 직선제가 도입된 지 27년, 경북에서 처음 나온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가 처한 전장은 그토록 압도적인 불리함으로 가득 찬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22.04%의 득표율을 거둔 임 전 의원은 “경북에서 ‘민주당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제가 농사를 짓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선거가 끝나면 다음 날 밭에 가서 일해야 해서 결과에 붙잡혀있을 시간이 없어요”라며 담담히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지역 주민들에게 “민주당은 안 믿어도 임미애는 믿는다”는 평가를 이끌어낸 그가 4년 뒤에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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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 재직 중인 20대 여성 직원이 3년간 상사 4명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018년부터 근무해 온 피해자는 50여 명의 부서원 가운데 유일한 여성으로, 수년 동안 동료들로부터 상습적인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이번에 고소한 가해자는 총 4명이며, 3명은 회식 자리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 업무 때 성희롱을 하는 등 성폭력을 행사했고, 나머지 1명은 새벽에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가 유사강간을 저질렀습니다. 게다가 피해자 집에서의 유사강간 사건은 성희롱을 신고한 피해자가 가해자와 분리 조치되어 다른 부서로 갔다가 해당 부서를 관리하는 포항제철소 부소장의 복귀 종용 후 일어난 사건이라 더욱 큰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분리 조치로 타 부서에서 3개월간의 근무를 보장 받았던 피해자는 부소장의 종용으로 두 달 만에 원래 부서로 복귀했고, 복귀 후 한 달 보름여 만에 가해자인 상사가 집까지 찾아가 성폭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성추행을 목격했다는 동료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어 피해자의 말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또한 포스코가 김학동 부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한 그 시간에 부소장을 비롯한 포스코 고위 관계자들은 피해자를 찾아가 원하는 걸 말하라며 만남을 종용하는 등 2차 가해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상임대표는 “남녀고용평등법에서도 2차 피해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얘기를 하고 있고, 의무 조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직의 임원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명백한 법률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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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청주에서 성범죄 피해자로 조사를 받던 여중생 두 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가해자는 피해 학생 한 명의 계부로, 경찰은 두 학생이 세상을 떠나기 전 두 차례나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는 “피해자 진술 관련 전문가 분석 보완하라”며 반려해 세 번째로 영장을 신청한 뒤에야 가해자를 구속할 수 있었습니다. 두 학생이 세상을 떠난 뒤 추모와 함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는데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24일 성명을 내어 “두 중학생의 죽음은 청소년 보호 체계 부재가 부른 사회적 참사”라며 “수사기관은 철저한 조사로 가해자를 엄벌하고, 아동폭력전담기관·교육당국 등은 청소년을 보호하는 대응체계를 마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 받은 가해자는 지난 6월 9일 항소심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 받아 형량이 5년 늘어났습니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김유진)는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친족 강간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7)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5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에서는 공소 사실 가운데 A씨의 친족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분명을 이유로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추가 수사 자료 등을 근거로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김유진 부장판사는 “재판부에 추가 제출된 여러 가지 증거 자료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의붓딸에 대한 강간 혐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는데요, “피해자 B양은 아버지로부터 성폭행당했음에도 그로 인해 가족이 해체될 것을 두려워하며 극심한 내적 갈등과 심적 고통을 당했”으며 “C양은 친한 친구의 아버지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로 가늠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설명하며, “그런데도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함으로써 더욱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괴로워하게 했다”며 “이 같은 상황이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해 “가정 내 범죄, 특히 친족 성폭력 범죄는 가·피해자 분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2차 가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강간을 비롯한 중범죄 혐의가 나타날 때는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즉시 보호조치를 할 수 있도록 속히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가해자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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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오피스텔에서 신변 보호 중이던 여성을 스토킹하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병찬이 1심에서 징역 35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김병찬은 전 여자친구였던 피해자가 자신을 스토킹으로 신고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고, 경찰은 김 씨를 살인 혐의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 살인 혐의로 죄명을 바꿔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김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이 외에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상해, 주거침입, 특수협박, 협박, 특수감금 등 8가지이며, 검찰은 지난 5월 “(피해자의) 경찰 신고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계획적 살인을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며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그보다 낮은 징역 35년을 선고했습니다. 특별한 처벌 전력이 없고 김 씨의 범죄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점을 보면 영구 격리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김 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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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0일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석준이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석준은 범행 나흘 전인 12월 6일 전 여자친구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에 피해자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자 앙심을 품고 흥신소를 통해 피해자의 거주지를 알아낸 뒤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석준이 범행을 위해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갔을 때 마침 외출 중이었던 피해자는 화를 면했지만 피해자의 어머니는 목숨을 잃고 남동생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종채 부장판사)는 6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씨의 주요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이전 피해자의 딸을 강간한 범행만으로도 죄질이 매우 나쁜데, 가족을 상대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고, 이어 “유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비롯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피해자의 집 주소 등 개인정보를 흥신소 업자들에게 제공한 전직 공무원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8천만 원이 선고되었습니다. 전 수원시 권선구청 소속 계약직 공무원 박 모 씨는 지난 2년간 텔레그램 광고 등을 통해 알게 된 흥신소 관계자들에게 1,101건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3,954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이 가운데 이석준의 범행대상이 된 피해자의 집 주소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박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흥신소 업자들 또한 모두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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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에서는 지난 4월 단원구 소재 마사지 업소에서 마사지를 받던 20대 여성 고객들을 성폭행하고 추행한 업주와 종업원이 구속됐습니다. 범행을 부인하던 가해자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피해자의 몸에서 자신들의 DNA가 발견되자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 DNA 감식결과 등 관련된 증거들에 따라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해 발부 받았다”며 “추가조사를 마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전해 듣고 업주를 납치해 폭행을 저지른 피해자의 남자친구와 그 일행 역시 경찰에 의해 구속 및 불구속 송치되어 검찰로 넘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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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 현직 교육공무원이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한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충북경찰청은 스마트폰 채팅 앱을 이용해 청주시 한 무인텔에서 13세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충북교육청 소속 공무원 A씨를 비롯해 포주 B씨와 또 다른 성매수남, 미성년자 3명 등 총 6명을 검거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되며, A씨는 불구속 입건, B씨는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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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청에서 치매를 앓던 90대 여성을 성폭행한 60대 남성을 준강간 혐의로 체포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피해자는 산책을 위해 집 밖을 나섰다가 성폭행 피해를 당했는데, 피해자의 아들은 집 안에 설치한 CCTV 영상을 통해 범행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혐의를 부인하던 가해자는 CCTV 영상이 확보되었다는 경찰의 말을 듣자 범행을 인정했습니다.
고령사회 진입으로 노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노년 여성이 성범죄 표적이 되고 있는데요, 경찰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 대상 성범죄 검거 수는 2015년 565건에서 2019년 815건으로 최근 5년간 44.2% 증가했고, 범죄 유형별로는 강간·강제추행이 3185건(92.5%)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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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학원 신발장에 있는 여성용 신발을 꺼내 냄새를 맡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인천경찰청 산하 모 지구대 소속 A순경은 퇴근 후 자녀의 학원 상담을 위해 학원에 방문했다 이 같은 행위를 저질렀는데요, 학원 원장은 “학원에서 서성거리는 남성이 있다”는 직원의 말에 CCTV에 찍힌 A순경의 모습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인천 부평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혐의로 A순경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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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보겸(본명 김보겸)이 윤지선 세종대 교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윤지선 교수는 2019년 철학연구회 학술잡지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보겸이 사용해 유행시킨 ‘보이루’라는 단어가 여성 성기와 하이루의 합성어라며 여성혐오적 표현이라고 썼고, 이에 보겸은 ‘보겸+하이루’의 합성어일 뿐 여자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지난해 7월 윤 교수의 논문으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21일 김씨가 윤 교수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윤 교수가 김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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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 준비한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헐리버리 레드에서는 연령이나 직업, 주제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여성 필자의 투고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이번 호를 어떻게 읽으셨는지 하단의 폼에서 의견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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