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RLIVERY RED vol.3 People & Sports
EDITOR’S LETTER
2022.03.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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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헐리버리 레드 3호 두 번째 레터입니다. 앞서 예고해드린 것처럼 두 번째 레터는 인물과 스포츠 특집입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출마했던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부터 올해는 시상자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 윤여정 씨, ‘아동문학계의 노벨상’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 등의 소식을 전하고, 포커스 인터뷰에서는 ‘100인의 질의서’, ‘여가부 폐지 공약 항의 총공’, ‘유권자: 투표권이 있는 여자들’의 여성 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스포츠 특집으로는 컬링과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전한 팀 킴과 유영⸳이해인 선수, 코로나19 확산으로 조기종료된 여자배구 리그 소식 등을 전합니다.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애초에 설정한 마감 일정인 매달 마지막 금요일 발행이 현실적으로 무리한 일정임을 깨닫고 다음 호부터는 매달 마지막 일요일 발행으로 일정을 변경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렇게 레터를 2회차로 나누어 발행하게 된 것처럼 여성 관련 뉴스를 하나의 레터에 다 담기에는 분야를 다 아우르지 못하는 문제점을 발견하였는데요, 이처럼 분할 발행을 하게 될 경우 일정 조율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좀 더 고민해보고 앞으로의 레터에 반영하겠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아직 베타 버전이라고 해야 할 신생 매체를 믿고 구독해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어디까지 전진하고 있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취합하고 정리해서 전달하겠습니다. 다음 호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헐리버리 에디터 윤단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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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는 처음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출마했던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아쉽게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ILO 사무총장 선거는 후보자 가운데 과반이 넘는 득표수를 올리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매 투표마다 득표수가 가장 적은 후보를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강경화 전 장관은 1차 투표는 무난하게 통과했지만 2차 투표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도전을 멈춰야 했습니다.
이번 선거에는 강 전 장관 외에 현 ILO 사무차장인 그레그 바인스(남성, 호주),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뮈리엘 페니코(여성, 프랑스), 국제농업발전기금(IFAD) 총재 질베르 응보(남성, 토고), 국제사용자기구(IOE) 이사 음툰지 무아바(남성, 남아공)까지 총 다섯 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노동’을 다루는 국제기구의 수장을 선출하는 선거지만 다섯 명의 후보 중 노동 친화적이라 할 수 있는 후보는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마크롱 정권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프랑스의 뮈리엘 페니코는 반노동 쪽 후보로 분류되었고, 남아공의 음툰지 무아바는 국제사용자기구 이사라는 직함이 말해주듯이 사용자 쪽을 대변하는 후보로 대통령이나 장관의 결재를 받지 못한 출마임이 밝혀져 남아공 정부는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철회한 바 있습니다. 강경화 전 장관은 외교부 장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정책 입안과 실행에서 노동 문제를 다룬 적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한국이 민주노총 위원장을 잇달아 구속하며 ‘노동탄압국’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는 점은 약점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다섯 명의 후보 가운데 토고의 질베르 응보가 사상 첫 아프리카 출신 총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당선의 기쁨을 안았습니다. 줄곧 미국과 유럽의 백인 남성들이 총장직을 수행하던 관례를 깬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이지만 아직 백인 여성의 차례도, 아시아 여성의 차례도 아니라는 점에서는 씁쓸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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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네이버 새 최고경영자(CEO)가 3월 1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개최된 23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정식으로 선임되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차기 대표로 내정된 최 대표는 사내 주요 임원직을 거치치 않은 젊은 대표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날 주주총회에서 최 대표는 “인터넷 창업세대 선배 경영진들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파트너십, 기술 리더십 등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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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 씨가 올해는 시상자로 다시 아카데미 무대에 올랐습니다. 윤여정 씨는 시상에 앞서 “제가 서양인들이 제 이름을 제대로 발음 안 하는 데 대해 한소리를 했는데요. 죄송합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남우조연상 후보님들 이름을 보니 발음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요. 미리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재치 있는 유머로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시상 부문은 여우조연상이 아니라 남우조연상이었는데요, 윤여정 씨는 수상자 발표 전 미국수어로 “축하해요, 사랑합니다, 떨리네요”라고 인사한 뒤 청각장애인 배우 트로이 코처를 호명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윤여정 씨는 이날 ‘#WithRefugees(난민과 함께)’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파란 리본을 달고 시상식에 참석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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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이수지 작가가 올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이하 안데르센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낭보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날아왔습니다.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IBBY)는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수지 작가를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안데르센상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상으로, 2년에 한 번씩 글 작가 1명, 일러스트 작가 1명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주최 측에서 “아동문학에 중요하고 지속적인 기여를 한” 작가가 대상이 된다고 밝히고 있듯이 특정 작품이 아니라 작가의 전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수상 전에도 이수지 작가는 지난달 <여름이 온다>로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에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중국 작가 차오원쉬안의 글에 이 작가가 그림을 그린 작품 <우로마>로 같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작은 책을 펼쳐봐>로 2013년 보스턴글로브 혼 북 명예상을 수상했고, <파도야 놀자>와 <그림자놀이>는 2008년과 2010년 <뉴욕타임스> 우수 그림책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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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씨가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객원악장으로 초청되었습니다. 1882년 창단한 베를린 필은 오랜 세월 동안 여성 연주자들에게 높은 벽을 세워 온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여성 연주자의 입단을 처음으로 허락한 것이 1982년, 창단 100년 만에 그 높은 벽을 넘은 사람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과한 클라리넷 연주자 자비네 마이어였습니다. 단원들은 마이어의 입단을 격렬하게 반대했고 그는 결국 9개월 만에 오케스트라를 떠났습니다.
마이어의 입단과 퇴단은 ‘20세기 음악의 제왕’으로 불리던 카라얀의 강력한 리더십에 균열이 간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는데, 카라얀은 1989년 심장마비로 사망할 때까지 단원들과 화해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오케스트라는 여성 단원들의 입단에 우호적이지 않았고, 특히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에게 악장을 맡기는 것은 금기시되어 왔습니다.
김수연 씨는 2018년부터 독일 콘체르트하우스 베를린의 악장으로 이미 활동 중인데요, 아시아 여성 최초로 베를린 필 객원악장으로 무대에 오르고 나면 5월에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객원악장으로 초청되어 헝가리, 이탈리아, 독일 투어에 함께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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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이소연 씨가 미국 줄리아드 음대 피아노과 교수로 임용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명문 음악학교인 줄리아드 음대는 다수의 한국인 연주자를 배출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곳이죠. 여성 연주자로는 지난 2008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가, 2010년에는 피아니스트 강충모 씨가 교수로 임용된 바 있고 이 학교 피아노과에서 아시아 여성이 교수로 임용된 것은 처음입니다. 이소연 씨는 가수이자 미국변호사인 이소은 씨의 언니로도 세간에 잘 알려져 있는데요, 현재 신시내티 음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이소연 씨는 내년까지는 두 곳에서 교수생활을 병행할 예정입니다.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에서 한국인 여성 연주자들의 국제콩쿠르 석권, 명문 오케스트라 입단, 유수의 음악대학 교수 임용은 하나의 흐름처럼 자리잡아가고 있는데요, 특히 바이올리니스트들의 활약이 눈에 띕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 씨는 이스트만 음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김화라 씨는 미시건 음대에서 2020년부터 교수 생활을 시작했고,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 씨는 같은 해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의 영재반 담당 부교수로 학교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모두 30대 초반 혹은 20대 후반의 젊은 연주자들입니다. 이처럼 현장 음악가들의 교수 임용이 활발해지는 것은 “가르치기만 하는 선생보다는 다양한 연주와 녹음 등의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더 잘 가르친다는 공감대가 보편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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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 시대와 강남역 살인사건을 거치며 2010년대 중반 이후 페미니즘이 리부트되었다고도 하고 이로 인해 대중페미니즘의 시대가 열렸다고도 하고 또 페미니즘이 4물결 시대에 접어들었다고도 하는 등 비슷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분석과 진단들이 있습니다. 분분한 목소리들 속에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일상의 활동가가 된 여성들이 많아졌다는 것이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를 필히 착용해야 하는 시대지만 여성들에게는 감염병 위험으로부터의 안전 외에 백래시로 인한 테러에서 신원을 보호해야 하는 또 다른 안전 문제가 불거진 시대이기도 합니다. 여성의 발언과 행동에는 그만큼 위험을 무릅쓴 각오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상의 활동가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데요, 헐리버리 레드 3호에서는 이 같은 일상의 활동가를 만나 그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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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질의서’ 활동가 쓰담, “더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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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5년은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5년들과는 많이 다를 거라 예상됩니다. 당선이 된 그분의 공약 중 여가부 폐지와 같이 여성을 무시하는 시선은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이고 당연시될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의 말처럼 2030 여성들은 이겼습니다. 여성혐오 대선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표가 모였고 밖에서 안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들의 목소리가 울렸습니다. 대선이 끝나고 이전보다 더 많은 여성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여성혐오라는 문제점을 직접 목소리 내어 말하고 자신이 느낀 불편함이 차별이고 무차별적인 혐오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2022 대선에서 이긴 여성들은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라 예상됩니다. 지금도 여러 곳에서 소리 내고 바꾸려는 여성들이 들리고, 보입니다.
저도 진행 중인 활동을 가지고 멈추지 않고 나아갈 예정입니다. 성범죄 피해자와 한국에서 살고 있는 생물학적 여성,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해 지금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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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폐지 공약 항의 총공’ 활동가 화과, “활동을 지속시키는 힘은 분노보다는 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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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합니다. 시위 한 번으로 당장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 과정만으로도 연대감과 에너지가 충족되고는 하지요. 그래서 저는 시위 참가 경험이 없는 여성,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 여성일수록 오히려 꼭 참여해 볼 것을 권장하는 편입니다.
“난 시위 참여 경험 없는데 가도 돼?”, “그런 곳은 탈코한 분들이 많이 가지 않나? 난 머리도 안 잘랐는데 가도 돼?”, “난 솔직히 페미니스트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가도 돼?” 등. 언급한 예시는 시위 참가를 독려했을 때 전부 실제로 들어본 말들입니다. 시위 같은 곳엔 한 번도 안 가 봐서 가봤자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고, 특히나 나는 탈코 상태도 아니라 괜히 눈치 보일 것 같고, 스스로 페미라는 선언까지는 못 하겠다면? 이런저런 이유들로 여성주의적 활동과 본인은 무관한 사람이라 생각할수록, 수십 수백 명의 여성들이 생존을 부르짖는 현장에 꼭 참여해 보았으면 합니다.
오히려 아직 망설이고 있는 분들일수록 좋습니다. 만일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위의 예시에 전부 들어맞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환영합니다. 이 여혐민국의 실태에 한 번이라도 분노와 체념을 느껴 본 적이 있다면, 온라인 밖으로 나와 오프라인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여성들과 함께 소리치며 우리의 목소리를 현실로 뱉어내는 경험을 꼭 한 번 해보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여기 살아 있고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며 곪은 감정을 터트리는 그 소중한 경험을 꼭 겪어 보시고, 그를 원동력 삼아 계속해서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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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활동가 홍도윤, “주사위는 굴려졌고 우리는 앞으로의 5년을 살아가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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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이 시국인 만큼, 그리고 전국에 있는 여성들을 한 장소에 모이게 하더라도 이들 개개인의 의견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언제나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분명히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분들도 계실 것이라는 생각과 이분들의 의견을 취합함으로 20대 대선에서 여성들이 여성혐오적인 정치판을 무기력하게 보고만 있지 않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내었다는 기록을 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이번 선거로 인해 쌓인 울분과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써 역할을 했는데 이 이야기들이, 발언들이 이후에 남겨질 생각을 하니 발언해주시는 한 분 한 분께 고마웠습니다.
(…)
여성 유권자 여러분들께서 거대정당들의 경선이 끝난 이후부터 더 나은 선택, 더 나은 후보를 판별하시려고 하신 것들을 압니다. 이번 대선이 많은 분들의 마음에는 상처로 남았을 겁니다. 선거 이후 무력감과 우울감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저 또한 그랬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주사위는 굴려졌고 우리는 앞으로의 5년을 살아가야 합니다. 5년 동안 잘 버텨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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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캐나다 프린스 조지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하며 첫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팀 킴은 12차까지 치르는 예선전에서 9승 3패의 성적을 거두었는데요, 이는 스웨덴의 팀 하셀보리, 캐나다의 팀 아이나슨과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습니다. 공동 2위 3팀의 상대 전적이 모두 1승 1패로 동률을 기록하는 바람에 드로 샷 챌린지로 순위를 가리게 되었는데 여기서 팀 킴은 불과 0.27cm 차이로 캐나다를 제치고 4강에 직행했습니다. 4강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캐나다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팀 킴은 접전 끝에 스위스의 팀 티린초니에 6대 7로 아쉽게 석패했습니다. 이번 준우승은 팀 킴의 세계선수권 첫 메달이자 한국 컬링 국가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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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피겨에서도 경사가 있었습니다.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국가대표 유영‧이해인 선수가 좋은 연기로 동반 탑10을 달성한 것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유영‧김예림 선수의 동반 탑10에 이은 괄목한 성과로, 원래 출전이 예정되어 있었던 김예림 선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대기 1순위였던 이해인 선수가 대체 선수로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국가대표 선수들의 대회 참가가 불허되면서 올림픽 1‧2‧4위 선수가 한꺼번에 불참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해당 선수들은 모두 에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으며, 올림픽에서 최종 4위를 기록한 카밀라 발리예바는 도핑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나 올림픽 내내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입니다. 이 때문에 같은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성기가 일찍 찾아오고 활동기가 짧은 여자 피겨의 경우 대개 올림픽을 기점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기 마련인데요, 특히 올림픽 직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불참하는 경우가 많아 포디엄에 도전하는 신흥 강자들에게는 강력한 동기부여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강력한 러시아 3인방이 빠진 대회는 더더욱 혼전 양상이었습니다. 베이징 동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가 독보적인 성적으로 1위에 올랐고, 2위는 유럽의 새로운 간판스타로 떠오른 벨기에의 루나 헨드릭스, 3위는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미국 신예 알리사 리우가 차지했습니다.
그동안 세계선수권과 이상할 만큼 인연이 없었던 유영 선수는 첫 출전에서 5위를 기록했고, 두 번째 출전인 이해인 선수는 지난해 10위였던 순위를 7위로 끌어올리며 두 선수의 합계순위 13 이내로 다음 해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출전권을 3장으로 늘리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2013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단독으로 출전한 김연아 선수가 우승하며 이듬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3장으로 늘려 왔지만, 당시에는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직후 은퇴하고 대회 출전 커트라인인 최소 기술점을 통과한 선수가 박소연‧김해진 두 선수밖에 없어 3인 출전은 아쉽게도 무산되었습니다. 2014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2023년에는 3인의 여자 국가대표가 은반 위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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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이후 더욱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여자 배구에 리그 조기종료라는 악재가 닥쳤습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이후 연일 세계 최고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코로나 상황에서 배구 리그도 안전하지 못했습니다. 3월 21일, 한국배구연맹(KOVO)은 여자부 7개 구단 단장들과 비대면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이날 열린 흥국생명과 지에스(GS)칼텍스 전을 마지막으로 2021~22시즌 V리그 여자부를 조기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배구연맹은 “리그 조기종료, 리그 축소 진행 등 여러 안을 가지고 심도 있게 논의했고 그 결과 누적 중단 기간이 36일로 매뉴얼상 조기종료를 해야 하는 점, 확진자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점, 선수들의 회복 및 훈련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시즌을 더는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2년 전에도 1위를 달리다 코로나 확산세로 리그가 조기종료되며 우승이 아닌 정규리그 1위에 머물렀던 현대건설은 또 한 번 아쉬움의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지난해 6개 팀 가운데 6위로 시즌을 마친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치러진 31경기에서 28승 3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며 여자부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연승(15연승) 신기록을 세우는 등 독보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었지만 우승 목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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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8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팀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3월 21일 열린 지에스(GS)칼텍스 전은 올 시즌 여자부 리그 마지막 경기이자 박미희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되었습니다. 2014~2015시즌 부임한 박미희 감독은 V리그 240경기에서 125승115패(승률 0.521)라는 기록을 세웠는데요, 240경기는 이정철 전 IBK기업은행 감독과 함께 V리그 여자부 최다경기 지휘 기록이며, 125승은 최다승 3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박 감독은 2018~2019시즌 통합우승으로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우승한 여자 감독이 됐고 재임하는 동안 흥국생명에 두 차례의 우승을 안겼습니다. 박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음으로써 이제 V리그에는 여자 감독이 아무도 남지 않게 되어 더욱 안타까움을 주는 소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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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세는 여자축구 리그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3월 17일, 한국여자축구연맹은 공식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개막전 코로나 확진자(선수·스태프 등) 발생으로 부득이하게 개막일정(1~3라운드) 및 시간을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3월 19일 개막 예정이던 WK리그는 4월 2일 인천 현대제철과 수원FC의 경기로 시즌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수원FC위민은 올해부터 팀 운영 주체가 수원도시공사에서 재단법인 수원FC로 바뀌며 팀 명도 ‘수원도시공사 여자 축구단’에서 ‘수원FC위민’으로 변경되었는데, 이 팀이 리그 9연속 우승의 절대 강자 인천 현대제철과 맞붙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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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가 3월 27일 BNK 썸과 우리은행 전을 마지막으로 정규리그를 마감했습니다. 일찌감치 독주체제를 구축한 KB스타즈가 이변 없이 1위를 기록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마지막 경기를 치른 바로 다음 날인 28일, 2021~22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이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는데요, KB스타즈 소속 박지수 선수가 110명이 참여한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이은 2연속 MVP 수상이자 2018~19 시즌까지 더하면 개인 통산 세 번째 기록입니다. 박지수 선수는 이 외에도 득점상, 2점 야투상, 리바운드상, 우수 수비선수상, 윤덕주상(최고 공헌도), 베스트 5까지 7관왕에 오르는 무서운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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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여자프로농구 BNK 썸이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적인 포워드였던 박정은 감독은 2021~22 시즌부터 BNK 썸을 맡아 감독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이로써 1997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여성 감독이 됐습니다. BNK 썸은 31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1위팀인 KB스타즈와 대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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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 준비한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헐리버리 레드에서는 연령이나 직업, 주제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여성 필자의 투고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이번 호를 어떻게 읽으셨는지 하단의 폼에서 의견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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