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RLIVERY RED vol.4
EDITOR’S LETTER
2022.04.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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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헐리버리 레드 4호입니다. 이번 호에서도 다양한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정치 관련해서는 민주당 비대위를 이끌게 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소식과 윤석열 내각의 인선 소식,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여성 후보자들 소식,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여성 의원들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기존에 범죄(Crime)라는 타이틀 아래 모았던 기사들은 이번호부터 폭력(Violence)으로 타이틀을 바꾸었습니다. 주로 범죄 기사들이긴 하지만 여성 대상 ‘폭력’으로 기사 토픽을 좀 더 분명히 하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노원 일가족 살인범 김태현에 대한 상고심 소식, 천안 원룸 살인사건의 조현진에 대한 1심 선고 소식, 홍대 미대에서 권력형 성폭력으로 해임된 모 교수 소식들을 정리했습니다.
SNS를 통해 예고해드렸던 여성 신입당원들의 포커스 인터뷰는 응답자 수도 기대 이상이었지만 응답 내용도 매우 진지하고 열정적이라 진행하면서 놀랐는데요, 인터뷰이들 몇 분이 답변 기한이 촉박하다는 어려움을 토로하셔서 마감을 연장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내용은 이번 호 발행 후 카드뉴스로 전해드린 뒤 다음 호에 수록해 전달할 예정이니 조금 더 기다려주십시오.
마지막은 스포츠 소식으로, ‘고의 페이컷’으로 논란이 된 여자 배구 스토브리그 소식과 KB스타즈의 통합 우승으로 마무리된 여자 농구 소식,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늦춰진 여자 축구 개막전 소식, 신지아 선수의 은메달로 마무리된 피겨스케이팅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의견란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목소리는 레터가 너무 길다는 것입니다. 각계각층 여성들의 현재를 한데 모아 종합적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 헐리버리 레드의 발행 목적이다 보니 독자 여러분들이 방대한 소식을 다 읽어보시려면 아래로 한없이 스크롤하셔야 하는 불편함을 드리고 있는데요, 기사의 홍수 속에서 여자들 이야기를 낱낱이 흩어지지 않고 모아서 보되, 좀 더 효율적인 형태로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해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호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헐리버리 에디터 윤단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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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에서 당 쇄신을 위해 꺼내든 회심의 카드는 이재명 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해 맹활약하며 여성 유권자들의 결집을 이끌어낸 박지현 씨(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겸 디지털성범죄근절별위원회 위원장)를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이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대선 패배를 수습하고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받은 박지현 위원장은 정치 경험 일천한 여성청년이라는 우려를 빠르게 씻어내며 “172명 의원들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와 함께 민주당을 구할 차세대 리더로 위상을 재정립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닷새 전 선거결과만 기억할 게 아니라 5년 간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내로남불이라 불리며 누적된 행태를 더 크게 기억해야 한다.” (3월 14일 1차 비대위회의)
“나이가 어려서 여성이라서 마주하는 벽의 높이가 다르다면 그 벽을 부숴서 기회의 장 넓혀야 한다.” (3월 23일 비대위)
“문제 해결할 생각은 않고 갈등만 부추기는 이들, 곧 집권당 될 국민의힘 대표께서는 장애인 시위 두고 서울시민 볼모 삼는 시위라고 해, 장애인 차별이란 본질 외면한 부적절한 발언이다.” (3월 29일 민주당-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간담회)
“반성해야 할 사람들, 부동산 정책실패에 책임 있는 분들이나 물의 일으킨 분들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 (3월 30일 비대위, 지선5대원칙 제안)
“이예람 중사 특검법이 본회의 문턱에도 닿지 못했다…모두가 마음 아파하고 슬퍼하며 분노하고 진상규명 해야 한다. 이에 대한 책임은 분명 정치권에 있다. 정치권에 들어온 저는 다시 한번 면목 없단 말씀 드린다.” (4월 6일 비대위)
“민주당 잘못한 것 바꾸고 쇄신하기 위해 여기 있다는 점 분명히 말씀드린다. 대선 패배 원인 중 하나가 반론 제기할 수 없는 진영 논리, 온정주의 때문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4월 11일 비대위)
이 같은 박지현식 메시지 정치에 대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자 김종인’ ‘청년 김종인’ 등의 평가가 뒤따르며 신뢰를 높아지고 있는 한편, 다른 한편에서는 지난 3월 31일 민주당 제80차 정책의원총회에서 5선 중진인 설훈 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얼굴을 모르니 마스크를 벗어달라”고 요청했고 한 친문계 의원은 “아직도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공동비대위원장이라는 직의 무게보다는 ‘젊은 여자’에 아직 기울어 있는 인식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지현 위원장은 이러한 당내 미묘한 기류에 아랑곳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말과 행동으로 직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4월 6일 ‘이예람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진상규명을 애타게 기다리셨을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눈물을 보이며 “책임은 분명히 정치권에 있다. 정치권에 들어온 저로서도 면목 없다”고 여야 모두를 따끔하게 비판했고, 이튿날인 7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제가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유 중 하나가 디지털 성범죄 해결을 위해서였다”면서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 태스크포스(TF) 권고안의 입법화를 오는 8월까지인 본인 임기 내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96년생 정치 신인은 172석 거대 정당을 어디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박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디지털 성범죄 시간을 취재하고 그것을 근절하기 위해 활동한 것은 사회를 바꾸기 위한 운동의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젠더 이슈밖에 모르는 어린 여자애’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를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한 사람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여성, 나이, 학벌 등의 프레임으로 저를 바라봐주시는 것 또한 좀 아쉽습니다”라고 말했는데요, 분명한 것은 한국 사회 변화의 변곡점 그 가장 뾰족한 꼭대기에 그가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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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지현 위원장이 유가족에게 눈물로 사죄했던 ‘이예람 특검법’은 4월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는 이예람 중사가 부대 선임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상관들의 회유와 압박을 견디다 못 해 목숨을 끊은 지 10개월 만으로, 특검법을 통해 피해자의 죽음과 관련한 공군 내 성폭력 및 2차 가해, 국방부⸳공군본부의 은폐⸳무마⸳회유 의혹 등에 대해 수사하게 됩니다. 이 중사의 부친은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본회의장에서 특검법이 통과되는 장면을 지켜봤는데요, 그는 본회의에 앞서 박 위원장과 면담하며 “국민과 함께 (이 중사를) 따뜻한 곳으로 보내줄 수 있는 계기가 와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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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10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선안을 발표했습니다. 발표된 16인의 후보자 가운데 여성은 단 3명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영 국민의힘 의원, 환경부 장관에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명되었습니다.
여성 장관이 임명될지 관심을 모았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하마평에 올랐던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전 국민의당 의원)이 아닌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백경란 인수위원(삼성서울병원 교수)이 아닌 정호영 전 경북대 병원장이 지명되면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장관 인선 과정에서 전문성 문제를 조언할 기회가 없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장관 후보자 16명의 평균 연령은 59.7세로,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7명, 지역으로는 영남이 7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여성 장관 비율은 위에서도 언급했듯 16명 중 단 3명으로 19%에 그쳤습니다. 60대 서울대 남성이 주류를 이룬 새로운 행정부에서는 어떤 정책이 펼쳐지게 될까요. 여성이 중심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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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4월 23일자로 17개 시·도지사 후보 공천을 완료했습니다.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민주당보다 속도를 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총 55.44% 득표율을 기록한 김은혜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이 현역의원 5% 페널티가 반영된 총 52.67% 득표율로 44.56% 득표율을 기록한 유승민 전 의원을 제치고 후보로 선출되었습니다. 현역의원으로 지방선거 후보자로 선출된 김 의원은 4월 30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합니다. 이 외에 민주당 출신으로 국민의당, 민주평화당, 민생당 등을 거쳐 국민의힘에 입당한 조배숙 전 의원이 전북지사 후보로 공천을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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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서울시장 재도전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으나 4월 23일 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경선 불참을 최종 결정했습니다. 당에서 출마 권유가 꾸준히 이어졌고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등 지도부가 직접 나서서 설득하기도 했지만 박 전 장관은 암 투병 중인 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끝내 출마를 고사했습니다. 이로써 민주당의 서울시당 경선은 송영길 전 당대표,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갑), 김진애 전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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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4월 21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성상납 의혹이 제기된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를 만장일치로 개시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윤리위의 징계 수위는 제명, 탈당 권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단계로, 징계가 확정되면 대표직 유지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세연은 지난해 12월 27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 대표가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검에 이 대표를 고발했고,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3월 31일 대검찰청에 이 대표를 고발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반부패강력수사1부에 배당했는데요, 반부패강력수사부(옛 특수부)는 권력형 부패범죄를 직접 수사하는 부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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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정의당 장혜영 의원 등 국회의원 72명이 4월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 장애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들은 “무엇보다 우리 국회는 장애를 가진 국민들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바탕으로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사회적 갈등을 적시에 조정하지 못해 최근 지하철 시위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의 요구 내용은 외면한 채 오해와 갈등, 혐오마저 불거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성찰을 바탕으로 우리는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장애를 가진 국민들의 존엄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보편적이고 동등한 권리의 보장을 위해 소속 정당의 당파적 이해를 뛰어넘어 국회 안에서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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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4월 19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주최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달장애 부모들과 함께 삭발을 감행했습니다. 장 의원은 “발달장애인 지원체계를 만드는 건 제가 국회에 들어간 가장 중요한 소명인데 여러분이 다시 이 자리에 나올 정도로 정치를 못해서 죄송하다”며 “발달장애인도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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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하고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에 대해 4월 14일 대법원에서는 원심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령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살해 동기가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비춰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피해자 가운데 어머니와 작은 딸은 김태현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큰 딸에 대한 범행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아 살해했음을 질타했고, 2심 재판부는 김태현의 범행이 잔인하고 극악해 그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참회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실효성을 상실한 현재 형벌 시스템을 고려해 법원은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상황에서 가석방 의견을 명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당부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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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 충북 천안의 한 원룸에서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로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조현진에게 징역 23년이 선고되었습니다. 조현진이 범행을 저지를 당시 해당 원룸에는 피해자의 어머니도 함께 있었지만 이는 범행을 제어하는 수단이 되지 못했고, 조씨는 범행 후 구조 조치를 하거나 수사기관에 자진해서 신고하는 등의 행위 없이 범행 장소를 떠났습니다.
검찰은 3월 7일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구입한 것은 (범행의) 계획성이 명확하게 인정되는 부분”이라며 “피고인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강하게 보였고 재범 위험성도 높아 엄중한 처벌로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무기징역과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20년, 보호관찰 5년을 구형했습니다.
하지만 판결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에서는 “안타까운 나이의 피해자를 살해한 죄로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이 불가능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며, “피해자가 느꼈을 충고와 공포를 감히 가늠하기 어렵고 사건 현장에 있던 어머님은 극심한 고통을 느꼈는데도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아 엄중한 책임을 지우는 게 마땅하다”면서도 검찰의 구형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5년을 명령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에 검찰은 4월 7일 항소장을 제출했고, 항소심은 대전고법 형사합의부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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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남성 A씨가 6년 동안 찍어 온 불법촬영물이 적발되어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같은 학교 학생인 피해자 B씨는 A씨의 휴대폰에서 자신의 이름 초성으로 된 폴더에 불법촬영으로 습득한 자신의 영상과 사진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는데요, A씨는 자취방, 학교 강의실, 버스정류장, 지하철 등을 가리지 않고 불법촬영을 해왔고, 피해자도 B씨 외에 추가 피해자들이 더 있었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것만 300기가바이트에 달하는데, 영화로 치면 100편 정도 되는 분량입니다. 그런데도 재범 가능성이 없고 도주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은 기각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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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담배를 대신 사주겠다며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신체 사진을 찍어 보내게 하고 이를 가지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30대 남성 C씨가 일산에서 검거되었습니다. 피해자 부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C씨의 신원을 파악해 검거에 성공했는데, 조사 결과 C씨의 휴대폰에서는 성관계 영상 30여 개가 추가로 발견되었고, 확인된 피해자는 7명에 이릅니다. 또한 C씨는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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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부터 수 년 동안 친구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온 20대 여성이 가해자를 고소했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통학 때 이용했던 승합차 운전기사 D씨로, D씨의 범행은 피해자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7년부터 시작되어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D씨는 대학 진학을 미끼로 아는 교수를 소개해 주겠다며 피해자를 아파트 상가로 유인해 성폭행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하도록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지난해 초까지 범행을 지속해 온 D씨가 한동안 연락이 없다가 올해 초부터 다시 연락해 오기 시작했고, 아직도 통학 승합차 운전을 하고 있어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소를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D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청소년법상 미성년자 강간 등 5개 혐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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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결실도 있습니다. 홍익대에서 ‘권력형 성폭력’ 의혹을 받은 미술대학 E교수를 해임했습니다. 지난해 학생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학교 측의 대응을 촉구한 지 약 1년 만의 일입니다. 홍익대는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4월 5일 E교수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고, 18일 피해자 측에 이를 통보했습니다. 홍익대 미대 학생회, 한국여성의전화 등 학내외 단체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E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1일 홍익대 정문 앞에서 징계 결정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해임 결정을 환영하는 한편, 최근 국내 여러 대학에서 제기된 교수의 폭력 의혹을 언급하고 “한 명의 해임으로 학생 사회가 완전히 안전해졌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학내 인권센터 설치, 교수 윤리헌장 제정 등 제도적 개선을 함께 촉구했습니다. (공동행동 측에서는 A교수라고 칭하였으나 본문에서 익명 처리된 폭력 가해자들이 알파벳 이니셜로 표기된 바, 순서에 따라 E교수로 서술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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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구 V리그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정규리그 일정을 다 마무리짓지 못하고 조기 종료되면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던 현대건설은 우승이 아닌 정규리그 1위로 시즌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현대건설이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해 우승 기회를 놓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이번 시즌은 특히 28승 3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있던 터여서 아쉬움은 더 컸습니다.
시즌이 종료되면서 배구 팬들의 관심은 FA(자유계약선수)의 거취에 모아졌는데요, 올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는 총 13명, 이 가운데 팀을 옮긴 선수는 한국도로공사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이고은 선수가 유일했고 다른 선수들은 모두 원소속팀 잔류를 선택했습니다.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최고 연봉을 기록하며 ‘연봉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현대건설 양효진 선수는 7억 원이던 지난해 연봉을 대폭 삭감한 5억 원(연봉 3억5천만 원, 옵션 1억5천만 원)에 계약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현재 한국배구연맹(KOVO)의 샐러리캡(팀 전체 선수 연봉 총액 상한선) 규정에 따르면, 여자배구 한 팀의 전체 선수 연봉 총액이 23억 원(연봉캡 18억+옵션캡 5억)을 초과할 수 없게끔 되어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이 끝나고 양효진 선수를 포함해 고예림, 이나현, 김주하 선수까지 4명의 선수가 FA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고 결과적으로 양효진 선수의 연봉을 삭감하며 FA 선수들과 모두 계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양효진 선수의 연봉 삭감분으로 다른 선수들의 연봉을 올려주며 샐러리캡을 맞추는 데에도 성공한 겁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올해 압도적 1위를 유지한 기존 전력을 지키게 되었는데요, 양효진 선수의 ‘고의 페이컷’은 팀 간 전력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도입한 샐러리캡 제도를 무력화하는 수단이 되었을 뿐 아니라 선례로 남아 다른 선수들의 연봉 협상에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스토브리그가 끝난 여자 리그와 달리 포스트시즌까지 완주한 남자 리그에서는 4월 12일 FA 자격 선수들을 공시하고 25일까지 계약을 마무리해야 하는데요, 대한항공의 정지석 선수가 리그 최고 수준의 계약을 맺은 걸로 알려지며 남자 리그와 여자 리그 간 샐러리캡 불평등과 타 종목에 비해 남자 배구 리그의 ‘몸값 거품’에 대한 비판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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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KB스타즈가 여자프로농구에서 3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3전 2승제 플레이오프에서 BNK썸을 2대0으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KB스타즈는 아산 우리은행을 맞아 단 한 경기도 내주지 않는 셧아웃 승리로 통합 우승을 이룩했습니다. KB스타즈의 통합 우승은 지난 2018~19 시즌에 이은 두 번째입니다.
만장일치로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박지수 선수는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16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 연속 더블 더블(7경기) 신기록을 작성했습니다. 정규시즌에 이은 챔피언결정전 MVP라는 위업을 달성한 것은 물론이었습니다.
여자프로농구를 대표하는 3점 슈터인 강이슬 선수는 3차전에서 3점슛 5개를 포함해 32득점을 책임지며 팀 우승에 기여했습니다. 2021년까지 하나원큐에서 뛰었던 강이슬 선수는 이로써 10년간 쌓인 우승에 대한 숙원을 풀게 되었습니다.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워싱턴 미스틱스와 훈련 캠프 계약을 맺은 강이슬 선수는 이제 워싱턴에서 훈련 캠프를 소화하며 정규시즌 로스터 진입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강이슬 선수는 2020년에도 워싱턴과 훈련 캠프 계약을 맺었지만,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팀 합류가 무산된 바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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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WK리그가 4월 14일 보은공설운동장에서 보은상무와 화천KSPO의 홈 개막전을 시작으로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출범 14년째를 맞는 WK리그는 오는 10월 27일까지 지난해 우승팀 인천현대제철을 비롯해 화천KSPO, 서울시청, 수원FC, 세종스포츠토토, 창녕WFC, 경주한국수력원자력 등 8팀이 참가해 총 21라운드 일정을 치르고 11월 2,3위 팀이 맞붙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최종 챔피언결정전으로 우승팀을 가리게 됩니다. 보은상무는 개막전 홈경기에서 아쉽게 0대1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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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국가대표 신지아 선수가 4월 18일(한국시간) 에스토니아 탈린 톤디라바 아이스홀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16일 쇼트 프로그램을 총점 69.38점(기술점수 39.60, 예술점수 29.78)으로 2위로 마무리한 신지아 선수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총점 136.63점(기술점수 75.62, 예술점수 62.11)으로 개인 최고점인 206.01점을 기록하며 쇼트의 순위를 지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신지아 선수의 은메달은 2006년 금메달리스트였던 김연아 선수 이후 16년 만의 메달 획득입니다. 이로써 신지아 선수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첫 출전에서 메달리스트가 되며 새로운 역사를 썼는데 금메달인 미국 국가대표 이사보 레비토와는 단 0.54점 차이입니다.
함께 출전한 윤아선 선수는 프리스케이팅 129.59점, 최종 총점 195.87점으로 4위 자리에 올랐고, 위서영 선수는 프리스케이팅 120.63점, 최종 총점 186.72점으로 5위를 차지했습니다. 2020년 같은 대회에서 이해인 선수가 5위, 위서영 선수가 6위를 기록하며 동반 TOP10으로 출전권을 3장으로 늘린 바 있는데,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세 명의 선수가 모두 10위 안에 드는 성적으로 출전권 방어에도 성공했습니다. 세 선수가 모두 TOP10을 넘어 TOP5를 기록한 것도 괄목할 발전입니다.
지난달 끝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유영 선수가 5위, 이해인 선수가 7위를 기록해 동반 TOP10과 함께 3장의 출전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을 알려드렸는데,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며 눈부신 마무리를 한 선수들이 다음 시즌에는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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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 준비한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헐리버리 레드에서는 연령이나 직업, 주제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여성 필자의 투고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이번 호를 어떻게 읽으셨는지 하단의 폼에서 의견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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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이트 hersight.pub@gmail.com 헐리버리는 her와 delivery를 합성한 조어로, 허사이트의 여성주의 큐레이션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무대 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공연 큐레이션 ‘퍼플 ’과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뉴스 큐레이션 ‘레드 ’로 구성되며, ‘퍼플 ’은 매달 첫 번째 일요일, ‘레드’는 매달 마지막 일요일에 발행됩니다. 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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