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RLIVERY RED vol.3 Politics & Crime
EDITOR’S LETTER
2022.0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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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헐리버리 레드 3호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레드는 여성의제에 대한 뉴스 큐레이션십 서비스로, 여성들이 어디까지 전진했고 또 어디서 좌절하고 있는지 우리의 현재를 뉴스에서 다뤄진 모습으로 조명해보는 기획입니다.
대선이 끝난 탓도 있겠지만 이달에는 분야별로 읽을 만한 기사들이 너무 많아 레드 이번 호는 2회차로 나누어 발행합니다. 3호 첫 번째 레터에서는 대선 관련 정치 기사들과 여전한 여성 대상 폭력을 다룬 범죄 기사들을 정리했습니다. ‘여성이 사라진 선거’에서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의 대결’이 된 변화상과 그 중심에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비대위원장 관련 기사를 모아 읽고 거대양당 사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았던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진보당 김재연 후보에 대한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범죄 관련은 ‘물뽕’이라고 불리는, 이제는 ‘강간 약물’로 그 용도를 확인하게 된 약물 관련 강간 상해 범죄에 최초로 유죄 판결이 내려진 소식과, 천안 원룸 살인사건의 범인 조현진에 대한 구형 소식, 여성 유튜버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사이버렉카’의 혐오 범죄 관련 소식 등을 정리했습니다.
인물과 스포츠 특집으로 마련된 3호 두 번째 레터는 바로 내일 찾아갑니다. 이제 겨우 3호를 발행하는 신생 매체라 아직 여러 시행착오 속에 있는 베타 버전이라고 하는 게 정확한 진단인 듯한데, 믿고 구독해주신 구독자 여러분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 헐리버리 에디터 윤단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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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6.93%를 기록하며 25년 만에 투표율 80%를 넘길 수 있는지가(1997년 제15대 대선 투표율 80.7%) 관심사가 되기도 했지만 최종 투표율은 5년 전보다는 0.1% 하락한 77.1%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대선은 진작부터 ‘여성이 사라진 선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선거 막판에 이르자 두 당의 노선은 달라졌습니다. 1월 3일 신지예 씨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1월 27일 박지현 씨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자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회 위원장직으로 합류한 것은 두 당의 노선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SNS 공식계정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공약으로 올리며 안티페미니즘 노선을 분명히 했죠. (레드 2호에서 선대본에서 윤 후보의 메시지 관리를 담당했던 권성동 의원의 비서관이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되었다는 소식을 함께 전해드린 바 있지요.) 그 배경에는 주요 지지층인 6070 세대 외에 2030 청년남성층을 공략해 더불어민주당 주요 지지층인 4050 세대를 포위한다는 이준석의 세대포위론이 있었고요.
반면 ‘2030 남성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페미니즘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선대위원들에게 공유하며 비판을 샀던 이재명 후보는 대선 후보자 3차 TV토론회에서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이를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이라고 발언하는 등 페미니즘 노선으로 전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성이 사라진 선거’의 막바지에 이르러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이 대결하는 구도가 된 거지요.
3월 3일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기습적인 단일화에 합의해 다자 구도는 사실상 거대양당 후보 간 일대일 대결구도로 재편되었습니다. 단일화 시점은 재외국민 투표가 이미 종료되고 선거가 치러지기 6일 전, 공교롭게도 공직선거법상 선거일 전 6일부터는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단일화 효과는 안갯속이었습니다. 결과는 이제 모두가 아는 것처럼 윤석열 후보가 48.56%(16,394,815표), 이재명 후보가 47.83%(16,147,738표)로 0.73% 차이로 윤석열 후보의 신승으로 마무리되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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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의 주인공은 무엇보다 2030 청년여성들이었습니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20대 이상 여성의 58%가 이재명 후보에게, 남성의 58.7%가 윤석열 당선인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40대 이상부터는 여성과 남성의 투표 경향이 비슷하게 나타난 것과 달리(4050은 이재명 지지, 60대 이상은 윤석열 지지) 2030 세대는 여성과 남성의 선택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2030 남성들을 공략하고자 한 이준석의 세대포위론은 결과적으로 세대를 포위할 만큼 압도적이지 못했고 분열하리라는 그의 예측과 반대로 2030 여성들은 단단히 결집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여성들의 결집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정치외교학자인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이 대표 등이 이대남 동원 전략을 내세워 일부 효과를 보자 과도하게 이대남만 공략하는 전략을 계속 구사했다. 그런데 이 점이 여성들의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전혀 계산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고,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대선 직전까지도 국민의힘은 ‘여성가족부 폐지’만 강조하고 세계여성의날도 외면했다. 그 모습을 보며 청년 여성들은 그들이 정권을 잡으면 우리 사회가 여성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거라는 실질적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로 인해 정책적으로 잘 맞는 후보보다 자신들 기준에서 최악의 후보를 견제할 수 있는 수권능력을 갖춘 후보에게로 전략투표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성들의 행동은 투표로 그치지 않고 민주당 입당 러시로 나타났습니다. 민주당은 20대 대선 직후인 3월 10일부터 13일 오후 4시까지 민주당 입당을 신청해 승인받은 이들은 총 3만8천851명, 각 시도당의 승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은 6만 명가량이며, 2030 여성들의 비중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불과 나흘 동안 10만 명에 가까운 인원이 입당 신청을 한 셈인데, 민주당의 기존 권리당원이 80만 명가량임을 고려하면 속도와 세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가늠하게 해주는 수치입니다.
또한 대선 이후 개설된 이재명 후보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서는 이 후보를 ‘아빠’로, 젊은 여성 지지자들을 ‘개딸’로 명명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과 우려에 대해 기본소득당 서울시당 위원장 신민주 씨는 “오히려 ‘개딸’이라는 말을 문제 삼아 ‘여성들이 어쩜 그러냐’라면서 비난하는 행태가 더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젊은 여성들이 마치 정치권의 팬덤문화를 만든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사실 옛날부터 팬덤 정치는 있어 왔고, 기성세대 팬덤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당선에 좌절하지 말고 살아남자며 서로를 다독이고 독려하는 여성들의 응원 메시지가 다수 올라오며 윤석열 대통령 시대 여성들의 화두가 ‘생존’임을 다시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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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여성들의 결집에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은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에서 이재명 후보의 캠프로 이동한 박지현 씨였습니다. 박지현 씨는 이재명 후보의 선거 유세에 동행하는 한편 마스크를 벗고 방송 찬조 연설을 하는 등 선거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부정적 평가 속에 전개된 선거 구도를 페미니즘과 안티페미니즘의 대결구도로 바꾼 주역이었습니다. 선거 결과에 대해 박지현 씨는 “죄송합니다. 조금 더 열심히 싸웠어야 했는데 부족했습니다.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라며 “오늘을 결코 잊지 않고 더 열심히 전진해 나가겠습니다”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박지현 씨가 캠프에서 활동한 것은 고작 42일이었지만 그 42일간 더불어민주당의 변화는 상전벽해 수준이었습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권력형 성범죄 이슈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했던 다수의 2030 여성 유권자들은 권력형 성범죄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하며 그 이유를 박지현 씨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신지예 씨는 국민의힘 새시대위에서 사퇴한 뒤 한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가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심판이 되길 바랐다는 아쉬움을 표한 바 있는데요, 신지예 씨를 사퇴시키며 안티페미니즘으로 결집한 국민의힘과 박지현 씨가 전면에 나서면서 페미니즘 노선으로 선회한 더불어민주당, 두 당의 엇갈린 선택에 대해 여성 유권자들은 후자로 결집하며 정치적 의사 표시를 분명히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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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후 지도부 총 사퇴로 비대위 체제를 꾸리게 된 민주당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박지현 씨를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선임했습니다. 대선 다음 날인 3월 10일 부친상을 치르기 위해 일시 출소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 등 민주당 인사들이 근조화환을 보내고 조문을 간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박지현 위원장은 “(앞으로) 2030과 여성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 이것은 시대의 요구이기도 하다”며 “민주당 내 권력형 성범죄, 2차 가해, 성희롱 등 성범죄·성비위와 관련된 경우 무관용 원칙을 세우려고 한다”면서 앞으로의 개혁 방향을 시사했습니다.
지방선거까지 이제 두 달여, 172석 거대야당의 개혁의 고삐가 20대 여성 정치인의 손에 쥐어진 셈인데요,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박 위원장이 ‘당 대표실에 수행비서와 일정비서, 차량 제공 등 의전을 요구했다’는 루머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박 위원장의 출신 대학에 대한 폄훼가 이루어지는 등 벌써부터 박지현 위원장에 대한 각종 마타도어가 행해지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박지현 위원장은 “지금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소위 스카이(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인데,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이제껏 해왔으면 정치판은 완벽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능력 평가 기준이 오로지 학벌이 돼서는 안 된다. 공부‧성적만이 정답은 아니어야 한다”라며 “우리 사회의 평가 기준이 이 사람이 무엇을 해왔나를 전체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어느 하나 기준으로 재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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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9대 대선에서 득표율 6.17%(2,017,458표)를 기록하며 진보정당의 대선 역사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던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등 보수계 야당 후보들로 분열되었던 지난 대선과 달리 이번에는 안철수 후보의 선거 막판 사퇴로 거대 양당 사이에 낀 모양새가 되어 지난 대선 득표를 절반 이상 상실하며 2.37%(803,358표)라는 결과를 받아들게 되었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3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 해단식에서 “저는 이번 대선에 정치교체의 희망의 씨앗을 지켜내는 심정으로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는데요, “우리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결코 부끄럽지 않은 선거를 치렀다고 생각한다”며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과제를 앞장서서 제기했고 정치개혁과 다원적 민주주의의 방향을 이끌어냈고 또 차별과 혐오에 맞서 성평등의 가치를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원칙으로 세워냈다”고 자평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못다한 책임은 앞으로 백의종군 하면서 두고두고 갚겠다. 다음 세대 리더십은 더 소신 있게 제3의 대안세력으로 발돋음하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정의당 박원석 선거대책본부 공보단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출구조사 발표 직후부터 밤사이 심상정 대선후보 후원계좌에 7억원의 후원금이 들어왔다”고 밝히며 이러한 후원 러시에 대해 “눈물을 머금고 최선이 아닌 차악을 찍어야 했던 2030 여성들을 비롯한 심상정 지못미 후원이 쇄도한 것”이라며 “심상정 지지표가 오히려 두 후보간 박빙의 승부를 만들었던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선거 전 이번이 마지막 출마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로써 정의당은 저조한 성적으로 끝난 대선 결과를 수습해야 함은 물론 포스트 심상정 시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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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 출마한 14명의 후보 중에서 여성 후보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진보당 김재연 후보 단 둘뿐이었는데요, 김재연 후보는 비록 0.11%(37,366표)라는 적은 득표율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는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 뒤를 이은 5위로, 원내정당인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0.05%, 18,105표)는 물론 여타 군소정당 후보들을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김재연 후보는 세계 여성의 날이었던 3월 8일 마지막 유세에서 “진보정치가 아직 작고 힘이 부족하다. 그래서 실망하셨던 분도 있고 어렵다고 단념하신 분들도 많다. 이제 이 척박한 정치판에서 진보 정치가 우리의 미래를 열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이번 대선을 통해 나누고 싶다”며 “이번 대선에서 뿌려진 진보정치의 수많은 씨앗이 전국 각지의 풀뿌리민주주의로 피어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과 함께 “희망을 위한 대안의 정치로 진보정치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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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은 소위 ‘물뽕’이라 불리며 소라넷 ‘초대남’ 사건과 버닝썬 등을 통해 ‘강간 약물’로 알려져왔습니다. 이 약물의 원료인 감마부티로락톤(GBL)을 이용해 여성을 성폭행한 사례에 대해 최초로 유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성분은 체내에서 1~4시간이 지나면 분해되어 검출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관련 범죄 대부분이 피해자의 기억이 온전하지 못하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처벌이 어려웠는데 이번 사건은 성폭력이 발생하는 도중 의식을 차린 피해자의 신고로 이 같은 판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범인의 신분은 누구보다 마약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을 약사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안겼는데요,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황인성 부장판사)는 약사 A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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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 충북 천안의 한 원룸에서 한 여성이 전 남자친구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범인은 피해자의 이별 통보에 원한을 품고 살해를 결심한 조현진이라는 20대 남성으로, 사건 당시 원룸에는 피해자의 어머니도 함께 있었지만 조 씨는 피해자를 화장실로 불러들여 문을 잠그고 미리 준비한 흉기를 사용해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피해자는 119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으나 치료 도중 사망했고, 조 씨는 피해자 어머니가 딸을 살펴보는 사이 도주해 범행 현장과 1km 거리인 자신의 원룸에 숨어 있다 CCTV 등을 통해 추적해 온 경찰에 의해 3시간 40분 만에 검거되었습니다.
충남경찰청은 19일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조 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고, 사건은 곧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채대원)로 넘어갔습니다. 3월 7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에게)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하게 보였고 재범 위험성도 높아 엄중한 형사처벌을 내려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돼야 한다”면서 무기징역형과 함께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선고 공판은 4월 4일 열릴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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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새벽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놀란 산모들이 갓난아기를 안고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실화가 아닌 방화로, 범인인 20대 남성은 산후조리원 건물 외에도 두 군데나 더 불을 지르고 나서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방화 등의 혐의를 적용해 범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요, 이 남성이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 외에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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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문단 내 성폭력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되어 피해자들과 소송 중인 시인 박진성 씨의 SNS 계정에 박 씨가 사망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을 올린 사람은 박 씨의 아버지로, “박진성 애비 되는 사람입니다. 오늘 아들이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라거나 “유서를 남겼는데 공개는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등 박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다음 날 그가 살아 있다는 사실 정정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고, 19일에는 박 씨와 그 아버지가 자살 소동에 대해 사과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2016년 박 씨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공개 고발하고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인 피해자 김현진 씨는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를 통해 15일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박 시인의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의 자살, 자살 시도, 자살 시늉 모두에 대해 무책임을 넘어 피해자들을 향한 가해임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중”이라고 토로하며, “그런 가해자들의 선택이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살인미수임을 사회가 함께 공감하고 인식해주시길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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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는 지난 17일 ‘여성 기자를 향한 온라인 괴롭힘,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언론사 내 여성 기자 온라인 괴롭힘 사례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기자들 대부분이 유형, 빈도,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주변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사례를 인지하고 있었고, 특히 남성 기자가 겪지 않는 ‘외모 비하’나 ‘강간 협박’ 등 여성 혐오에 기반한 괴롭힘을 받는 경우가 많았으며, 혐오의 유형, 빈도, 정도도 훨씬 높았습니다.
연구는 현재 여성 기자들이 겪고 있는 온라인 괴롭힘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적인 체계가 없다고 진단했는데요, 전국언론조합 성평등위원회는 유엔안보협력기구(OSCE)의 예를 들며 각 언론사에 온라인 괴롭힘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으며, 토론에 참여한 류란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성평등위원장은 해당 연구에 대해 “공론장에 온라인 괴롭힘에 대한 연구가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여성기자들에 대한 연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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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3월 12일, 최근 연달아 일어나고 있는 여성 인터넷 방송인들의 죽음의 원인이 된 산업화된 혐오에 대해 다뤘습니다. 유튜버 최유리 씨(활동명 ‘율깡’, 2021년 2월 사망)와 유튜버 조장미 씨(활동명 ‘잼미’, 2022년 2월 사망)의 죽음 뒤에는 ‘사이버렉카’라고 불리는 이슈 유튜버들이 있었는데요, 이는 그동안 여성 연예인 등 유명인이 악플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매우 위험한 양상입니다. 이제는 기사에 달린 댓글 수준이 아니라 이슈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목적으로 생산하는 자극적인 컨텐츠들이 여성의 생존과 안전을 위협하며 죽음으로 몰아가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때 ‘혐오’는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의 동의를 얻고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전략이 된다고 합니다. 이재신 중앙대 교수는 “혐오 표현은 남과 나 사이의 거리를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그게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쉽게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져서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좋은 도구가 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유튜브라는 매체와 무분별한 사이버 렉카들을 규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는 것인데요, 뒤늦은 감이 있지만 국회에서는 영국과 호주의 온라인 안전법을 참고하여 온라인 가해자와 해당 플랫폼을 운영하는 인터넷 사업자까지 처벌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논의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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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청와대에서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유튜버 조장미 씨 사망사건의 가해자 엄벌 요구 청원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청원인은 조장미 씨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사이버폭력의 원인을 제공한 이슈 유튜버와 악플을 달며 사이버폭력에 동참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을 처벌해달라는 청원을 올려 23만이 넘는 동의수를 얻었습니다.
청와대는“이번 사건은 지난 2월 경찰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 제보됐으며 경찰은 입건 전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하며 “청원에서 가해자로 언급된 유튜버가 유포한 영상 4건의 원본을 확보했고, 피해자의 유족과 지인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이뤄졌다. 현재 가족의 고소는 없으나 수사기관에서 모욕,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 가능한지 법리 검토 중”이라고 답변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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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 준비한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헐리버리 레드에서는 연령이나 직업, 주제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여성 필자의 투고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이번 호를 어떻게 읽으셨는지 하단의 폼에서 의견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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