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RLIVERY PURPLE vol.2
EDITOR’S LETTER
2022.0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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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헐리버리 레드 2호로 인사드립니다. 레드는 여성의제에 대한 뉴스 큐레이션십 서비스로, 여성들이 어디까지 전진했고 또 어디서 좌절하고 있는지 우리의 현재를 뉴스에서 다뤄진 모습으로 조명해보는 기획입니다.
민망하게도 이번 호도 지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원래 발행 예정일은 금요일인 2월 25일이었습니다만, 27일인 오늘은 여성혐오 대선을 규탄하는 ‘하얀 행진’ 시위가 열리는 날이었기에 이 소식을 함께 전해드리고자 발행일을 이틀 늦추었습니다. 모쪼록 이제 두 달째가 된 신생 매체인 헐리버리가 안정화되어 가는 과정으로 여겨주시고 너그러운 혜량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 호는 정치와 스포츠 두 분야 뉴스에 집중했는데요, 정치 분야는 뜻하지 않게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특집이 되어버렸습니다. 언짢은 뉴스로 독자 여러분들을 불편하게 해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만, 그만큼 윤 후보의 여성혐오 공약들과 주변 행보가 여성들에게 위협이라는 반증이 되기도 해 더욱 눈을 크게 뜨고 현실을 바라봐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포츠 분야는 얼마 전 폐막된 베이징 올림픽과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여자축구 대표팀의 아시안컵, 여자농구 대표팀의 사상 최다 월드컵 출전, 그리고 마침내 동일임금을 쟁취해낸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여성들 앞에 놓인 현실은 엄혹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빛나는 성취를 이루어낸 여성들을 만나보시고 용기를 얻으신다면 좋겠습니다.
포커스에서는 지난달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여자 고등학교 군 위문편지 사건을 통해 결성된 여성주의 활동가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여성결사 운영자인 신체심리학자 한지영 님과 ‘편지 찢는 여자들’이라는 타이틀 아래 모인 젊은 여성활동가들입니다. 이들의 목소리도 귀기울여 들어주시고 널리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헐리버리 레드는 우리의 다음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은 누구인지, 새로운 대통령 소식과 함께 다음 호에서 뵙겠습니다.
- 헐리버리 에디터 윤단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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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사라진 대선, 지난 2월 12일 보신각 앞에서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이 ‘차별과 혐오, 증오 선동의 정치를 부수자’를 주제로 집회를 열었습니다.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이하 주권자행동)’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여성단체 90여개가 연합해 결성한 연대체로, 이번 집회는 여성가족부 폐지, 성폭력 무고죄 강화 등의 공약이 쏟아지며 여성을 지우고 있는 현 선거정국에 페미니즘 정치를 요구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되었습니다.
사전 신청을 통해 현장에 모인 299인의 여성들은 “우리는 주권자다”, “성평등 정치를 명한다”, “혐오의 정치를 끝장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에 나섰고, 집회 현장에서 “여성들이 목숨을 걸고 쟁취한 성평등의 기반들을 ‘역차별’이라 칭하고, 지독한 백래시를 젠더갈등으로 호명하는 세력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정치는 이에 맞장구치며 저열한 선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현장 옆에서는 신남성연대 측에서 ‘페미니즘 반대’를 외치며 발언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주권자행동은 일주일 뒤인 19일 서울 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이화여대 여성학과 김은실 교수, 동아대 젠더어펙트 연구소 권명아 교수, 한국성폭력상담소 김혜정 소장, 미투운동 당사자인 김지은·정연실 씨 등이 참여하는 시국토론회를 개최해 현 정치권과 담론장에 만연한 여성/페미니즘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과 정치적 퇴행을 비판하고, 페미니즘 대안 정치의 전략과 비전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또한 대선 전날인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까지 10만 명을 목표로 온라인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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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에는 팀 해일에서 주최하는 여성혐오 대선 규탄 집회 ‘하얀 행진’이 광화문에서 열렸습니다. 지난해 ‘백래시라는 여성혐오에 맞서는 해일’이라는 페미니스트 결사체로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2021년 7월 11일 부산을 시작으로 인천(7/18), 창원(7/25), 포항(8/1), 광주(8/15), 대전(8/20), 서울(8/27)에 이르기까지 두 달여 동안 전국 7개 도시에서 연속적으로 전개되는 릴레이 백래시 규탄 시위를 진행했고, 올해는 여성혐오 대선을 규탄하는 두 번째 해일로 찾아온 것입니다.
이번 집회는 페미사이드로 목숨을 잃은 여성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하얀 행진’으로 명명되어, 집회 참석자들은 하얀색 의복이나 모자, 신발 등을 착용한 상태로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여성을 위해 투표하자’는 의미의 ‘Vote For Womyn(women의 변형)’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 어깨띠를 두르고 집회가 끝난 뒤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했고, 행진 도중 여성가족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 멈춰 ‘여가부 폐지 반대’ 성명을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현장 시위와 병행해 온라인에서는 트위터 등 SNS 플랫폼을 통해 ‘#Vote_For_Womyn’과 ‘#여성이_뽑는다_여성이_바꾼다’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각자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해시태그 총공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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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 공개된 윤석열 후보의 TV광고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국민 편’에 대해 성차별 현실을 왜곡한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해당 광고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신입사원 공개채용 현장을 배경으로 여성 지원자 1인과 남성 지원자 2인, 여성 면접관 2인과 남성 면접관 1인이 등장합니다. 왼쪽에 앉은 남성 지원자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오른쪽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여성 지원자를 바라보던 남성 지원자는 어두운 표정으로 면접장을 나서며 가슴에 붙어 있던 수험표를 뗍니다. 그리고 이 장면에서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고”라는 자막이 나옵니다.
22일 한국여성민우회·서울여성노동자회·전국여성노동조합 등이 참여하는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에서는 이 같은 광고가 성차별 현실을 왜곡해 여성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며 비판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윤 후보의 발언을 비판하며 “윤 후보에게 청년 여성은 유권자가 아닌가”라는 질문과 함께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여성혐오를 확산해 표를 얻으려는 선거전략을 중단해야 한다.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고, ‘성평등 대선 후보’가 될 것인지 ‘혐오차별 대선 후보’로 남을 것인지 택하라”고 촉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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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 김상희 국회부의장, 최민희 전 의원,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 등 24명의 참여정부 출신 여성 여성 정치인들이 윤석열 후보에 대해 “민주주의와 여성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정치를 그만두라”고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나선 검사 윤석열의 전근대적 공포정치에 전율한다”며 주 노동시간 120시간 발언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을 언급하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의 백혜련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또다시 남녀를 가르고 현실을 비틀어 표를 얻겠다는 국민의힘이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백 대변인은 윤 후보의 TV광고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공약집에 포함된 ‘오또케’라는 표현 등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는데요, ‘오또케’는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되는 표현으로, 윤 후보 측이 이 표현을 공약집에 포함시키며 성별 갈등을 촉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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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윤석열 후보의 선거 유세가 열린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윤 후보의 지지자들이 피켓 시위 중이던 여성 청년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윤 후보의 유세가 시작되기 전, 같은 장소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의 여성 청년 2명이 “사드 추가 배치 반대”를 주장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었는데, 윤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유세 현장을 찾은 남성들이 그들에게서 피켓을 빼앗아 망가뜨렸을 뿐 아니라 손으로 밀치고 위협을 가하는 폭력행위를 벌인 것입니다.
이에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 대선실천단 학생들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반전평화 외친 여성 폭행한 국민의힘 고발 접수 기자회견’을 열고 폭행 사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유세를 이어가는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을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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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비서관 A씨가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되었습니다. A씨는 이날 새벽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여성 신체 일부분을 무단으로 촬영해 입건되었으나,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권성동 의원실에서는 A씨를 입건 당일 면직 처리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으나 A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윤석열 후보의 메시지를 담당해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선대위 박지현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은 “불법촬영 촬영자가 (성범죄) 피해 여성의 보호를 위해 일하는 여성부 폐지를 말한 게 과연 우연의 일치이겠느냐”고 지적했고, 정의당 오승재 대변인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윤 후보의 성별 갈라치기 일색 메시지가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이제 국민들은 다 알게 되었다”며 “윤 후보는 분명하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논평을 냈습니다. 또한 사건을 보도한 프레시안 기사에서는 “국민의힘 선거 지도부 내부의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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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닙니다. 2월 21일에는 국민의힘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가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습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이달 초 당의 법률자문단 소속 변호사 B씨가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15일 B씨를 해촉했다고 밝혔습니다. B씨가 재직 중인 회사에서는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조치를 내고 수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단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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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버리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포커스 인터뷰로 최근 온라인 기반의 여성활동가집단인 여성결사를 조직한 신체심리학자 한지영 님과 여성결사의 프로젝트팀인 ‘편지 찢는 여자들’을 만났습니다. 여자 고등학교에서 자행되고 있는 군 위문편지 반대 성명서 발표 등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성결사 활동의 막전막후에 대해 헐리버리에서 들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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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결사 운영자 한지영, “한국 최대 규모의 여성주의 엔진 되고자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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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사는 한국여성들은 민주시민으로 교육받았고, 스스로의 가치에 존엄에 대해서 경험과 교육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지요. 그런데 현실에는 그러한 우리의 상식과 처참하게도 어긋나는 구습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위문편지 문제는 여성들에게 자신이 한국여성, 학생들이 누릴 것으로 예상했던 대우, 보호에 대한 생각을 와장창 깨트리고도 남을 만한 사안이었어요. 복잡한 정치의 영역도 아니고 그야말로 놀람과 짜증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던 거죠. ‘여학생들이 저런 스토킹과 성희롱을 겪고 있는데, 이걸 알고도 계속한다고?’ 후대 세대에 대한 염려와 본인들의 과거 기억들에 대한 재정의, 뒤늦은 깨달음과 분노의 시간. 페미니즘 차원에서 다양한 포지션의 여성들을 하나로 묶어주기에 충분했던 기폭제가 되었어요.”
“여성결사는 여성들의 자발성과 능력을 자원으로 한국사회를 변혁시키는 한국 최대 규모의 여성주의 엔진이 되려고 합니다.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자율적으로 서로의 차이와 이견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사안에 효율적으로 단기적인 연대를 이어가면서, 결국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앞당길 거예요. 온라인 기반이기 때문에 해외 여성단체와의 협업도 매우 용이한 상황입니다. 또한 여기에서 확대해서 여성들의 경제적 기반, 안전, 지역 공동체 확산 등의 실제 삶의 영역까지 선한 영향력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여성결사와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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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찢는 여자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여성상을 찢고 나와 자기 자신으로서 나아갈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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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접하고 ‘위문편지가 아직도?’라며 많이 놀랐습니다. 위문편지 관행이 지속되는 동안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남성 군인이 범행한 디지털 성범죄·스토킹 범죄가 수없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참지 않고 행동하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한국남성의 ‘기분권’보다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 텔레그램 집단 성착취 사건 가해자들과 동일한 세대 여성들에게 같은 여성으로서 연대하고 현재 한국 사회를 규탄하기 위해 ‘편지 찢는 여자들’ 팀으로 액션을 취하였습니다.”
“‘편지 찢는 여자들’이 찢는 편지 즉, 위문편지는 한국사회가 강제하는 여성상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의 권력에 대해 항의하지 않는 여성, 남성에게 봉사하는 여성, 남성의 기분을 본인의 안전보다 중시하는 여성. ‘편지를 찢은 여자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여성상을 찢고 나와 자기 자신으로서 세상에 나아갈 것입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그러한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세상입니다. 분명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고 낙담하는 순간도 오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세상입니다. 세상은 변했고,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멈추지 않고 변화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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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겨울올림픽이 2월 4일부터 20일까지 16일간의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대회 초반 쇼트트랙에서 불거진 편파판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선수들이 땀으로 써내려간 각본 없는 드라마는 우리를 울리고 또 웃게 만들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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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에서는 최민정 선수가 1000m에서 은메달을,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김아랑·최민정·이유빈·서휘민 선수로 구성된 3000m 계주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원래 계주 멤버였다가 심석희 선수의 이탈로 차순위 자격을 얻어 개인전에도 출전하게 된 이유빈 선수는 1000m와 1500m에서 각각 6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시켰습니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주니어 시절 이상화 선수의 동나이대 기록을 경신하며 일찌감치 ‘포스트 이상화’로 주목받았던 김민선 선수가 500m에서 37.60초로 지난 평창 올림픽보다 1초가량 기록을 단축시키며 7위에 올랐습니다. 매스스타트에서는 평창 올림픽 팀추월 경기 이후 비난의 중심에 섰던 김보름 선수가 5위를 기록하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리고 환한 미소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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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은 도핑 논란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치러졌습니다. 2014년 11월 국가주도의 대규모 도핑이 발각되어 IOC로부터 징계를 받은 러시아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는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로, 지난해 도쿄 여름올림픽과 이번 베이징 겨울올림픽에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로 출전해야 했던 불명예에도 불구하고 피겨 여자 싱글 종목의 금메달 기대주였던 카밀라 발리예바 선수의 도핑 양성 판정으로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만 15세라는 발리예바 선수의 나이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는데요,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는 출전 금지가 선수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경기 출전을 허용했고, 이에 IOC는 발리예바가 출전한 단체전 시상식을 연기하는 것은 물론 선수가 개인전에서도 메달권에 든다면 개인전 시상식 역시 열지 않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쇼트 경기에서 1위를 기록했던 발리예바는 심적 부담감에 짓눌려서인지 프리 경기에서는 실수를 연발하며 최종 4위로 내려갔습니다. 발리예바에 이어 스페인 피겨 국가대표 라우라 바르케로도 도핑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어 CAS에 회부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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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유영 선수가 6위, 김예림 선수가 9위에 오르며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출전선수가 TOP10 안에 드는 대기록을 작성했습니다. 한국 국가대표로는 처음으로 트리플악셀에 성공한 선수라는 기록도 보유하고 있는 유영 선수는 다음 올림픽에는 출전권을 3장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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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국가대표 팀 킴(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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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던 컬링 국가대표 팀 킴이 두 번째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은 더욱 드라마틱했습니다. 평창에서는 출전국 자동 출전이었지만 이번에는 자력으로 출전권을 획득해야 했는데요, 평창 올림픽이 끝난 뒤 경북체육회 컬링 지도부의 전횡과 인권 침해, 후원금 및 포상금 착복 등을 고발하며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던 팀 킴은 이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한 채 국가대표에서 박탈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팀 킴은 2020년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3년 만에 국가대표 자리를 되찾았고, 2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기록을 쓰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참가한 모든 팀이 한 번씩 대결하는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진행된 예선에서 4승 5패를 기록하며 8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습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김은정 선수는 “이번 올림픽은 포기하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자평했고, 김경애 선수는 “다음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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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월 6일 막을 내린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내며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아시안컵의 정식 명칭은 ‘AFC 여자 아시안컵(AFC Women’s Asian Cup)’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국가대항 여자축구 대회이며, 유럽축구연맹이 주관하는 UEFA 여자 챔피언십보다도 앞서 창설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국제여자축구선수권대회입니다. 1975년 홍콩에서 첫 대회가 개최된 후 2~3년 간격으로 대회가 열리다가 중국에서 열린 2010년 대회 이후 4년 간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 전까지 한국 대표팀의 최고 기록은 2003년 세운 3위로, 8강에서 강팀 호주를 상대로 12년 만에 승리를 거두며 우승에 대한 전망을 밝혔습니다만, 우승까지는 한 끗이 부족했습니다. 결승에서 상대한 중국 대표팀은 한국을 꺾고 우승하기 전까지 8회 우승이라는 최다 우승기록을 가진 전통의 강팀으로, 한국 대표팀은 최유리 선수와 지소연 선수의 연속골로 경기를 리드하다 후반전 들어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2-3으로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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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 팀 지소연 선수(첼시 FC 위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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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기록 못지않게 개인 기록들도 쏟아졌습니다. 지난해 9월 17일 아시안컵 예선 1차전이었던 몽골과의 경기에서 A매치 59번째 골을 넣으며 차범근 선수를 넘어 한국축구 A매치 최다골 신기록을 작성한 지소연 선수(첼시 FC 위민)는 지난 1월 22일 조별예선 1차전 베트남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 선수 최초로 A매치 60골을 돌파하였습니다. 지소연 선수는 중국과의 결승전에서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A매치 최다 기록을 64골까지 늘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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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 팀 조소현 선수(토트넘 홋스퍼 FC 위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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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현 선수(토트넘 홋스퍼 FC 위민)도 진기록을 작성했습니다. 조소현 선수는 아시안컵 8강전인 호주전에 출전하며 차범근·홍명보 선수가 갖고 있던 A매치 최다 기록인 136경기 출전을 넘어 137경기 출전을 달성했고요, 이후 4강전과 결승전 출전으로 이 기록을 139경기로 늘렸습니다. 두 선수가 이 값진 기록을 어디까지 이어갈지도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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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농구 대표팀도 경사스러운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2월 13일 세르비아에서 열린 2022 FIBA 여자 월드컵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1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루었습니다.
최종 스코어는 76-74로, 점수 차에서 짐작할 수 있듯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접전으로 전개되었는데요, 1쿼터와 2쿼터는 한국의 근소 우위, 3쿼터에서 브라질이 역전했다가 4쿼터에서 한국이 재역전에 성공하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20득점에 13리바운드, 11개의 블록슛을 성공시키며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박지수 선수의 활약이 빛났고, 강이슬 선수는 3점슛 5개를 포함한 21득점과 5리바운드, 김단비 선수는 10득점에 10어시스트로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이로써 한국 여자농구는 한국이 처음 출전한 1964년 페루 월드컵(당시 명칭은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을 시작으로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대회에 출전하는, 16회 연속 출전의 대기록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오는 9월 호주에서 열리며 총 12개국에서 참가해 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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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미국 여자축구 소식입니다. 2월 23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남자 대표팀과 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6년 앨릭스 모건, 메건 러피노, 호프 솔로 등 여자 선수 5명이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여자 대표팀 선수들을 대표해 연방정부에 진정을 넣었는데, 이것이 6년 동안이나 지속된 싸움의 시작이었습니다.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2019년 임금 차별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 1심에서는 패소한 뒤 항소를 제기해 지금까지 법정 싸움을 전개해왔고, 미국 축구협회는 마침내 여자축구 팀에도 남자 팀과 동등하게 연봉을 지급하는 데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이 같은 동일 임금은 앞으로 월드컵을 비롯한 모든 국제경기 출전에서도 동등하게 적용될 예정입니다. 또한 200만 달려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여자 선수들의 은퇴 후 생활을 지원하고 여자축구 발전을 위한 사업도 시작한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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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 준비한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헐리버리 레드에서는 연령이나 직업, 주제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다른 여성들과 나누기를 원하는 여성 필자의 투고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이번 호를 어떻게 읽으셨는지 하단의 폼에서 의견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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