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인물 관련 소식으로 인사드리는 8월 둘째 주 뉴스 헐리버리입니다. 이번 주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의 소식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먼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대회 기간 내내 비판받았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잼버리 K-POP 콘서트’와 관련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소식을 전해드리고요. 그리고 스포츠와 관련해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배구 황제’ 김연경 선수,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레전드 골키퍼 윤영글 선수, 여자 월드컵에서 최초로 한국인 심판 3명이 한 경기에 동시 투입되었다는 소식, 마침내 배드민턴 세계 1위에 등극한 안세영 선수 소식 등을 정리했습니다. 유도 국가대표 출신 양서우 선수가 70대 피서객을 구조했다는 소식과 뇌사상태에 빠진 해금 연주자 이지현 씨가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드립니다. 이 외에 국립국악관현악단 지휘에 처음 도전하는 여자경 대전시향 예술감독 소식과 현대차 생산직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첫 여성 공채 합격자이자 최연소 합격자라는 두 가지 타이틀을 거머쥔 황재희 씨 소식도 정리해보았습니다. 해외 소식으로는 여성 단독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10억 클럽’에 합류한 영화 <바비>의 그레타 거윅 감독, 화석연료 투자기업의 후원을 받는 에든버러국제도서전을 보이콧한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 소식을 묶어 전해드립니다. 헐리버리는 다음 주 월요일 여성의제와 관련된 기사들을 모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윤단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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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가부 장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
전북 부안군에서 개최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8월 11일 국민신문고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 ‘잼버리 K-POP 콘서트’의 무대설치 관리를 소홀히 한 잼버리공동조직위원장 등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장이 서울마포경찰서로 접수됐습니다. 김 장관 외에 행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같은 혐의로 함께 고발당했습니다.
지난 8일 잼버리 대원들을 위한 K-POP 콘서트 무대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고소작업 중인 근로자들에게 추락 방지 난간을 설치 않은 것이 논란이 된 바 있으며, 또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하는 근로자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고발인은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취지에 맞게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파행으로 치달은 잼버리 사태의 수습만을 우선시한 나머지 근로자의 안전은 등한시한 위험천만한 공사를 진행했다는 게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는 향후 무대 철거 시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견되는 바, 무대 설치 근로자를 고용하고 감독·관리해야 하는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 등의 총괄적인 책임을 묻지 아니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하오니, 서울마포경찰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3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 및 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 있으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책임과 관련해 김 장관은 폭염 대책 미비와 관리 부실로 논란이 된 대회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 부적절 언행 등으로 대회 기간 내내 국민적 질타를 받았습니다. 김 장관의 실언도 대회 기간 내내 논란이 됐습니다. 영내 성범죄 의혹을 ‘경미하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고, 부산 엑스포 유치에 잼버리 조기 철수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시점”이라고 황당한 변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여야는 오는 8월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김 장관을 불러 책임 소재를 물을 전망인데요, 이 같은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김 장관 경질과 여가부 폐지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여가부 폐지 공약과 함께 취임한 김 장관의 거취와 부서의 존치가 잼버리 파행으로 인해 더욱 불안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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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황제’ 김연경, IOC 선수위원 도전
‘배구 황제’ 김연경 선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합니다. IOC 선수위원은 IOC와 선수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스포츠 외교관으로, 현재 한국에는 대한탁구협회장 유승민 선수가 IOC 선수위원을 지내고 있습니다. 유 위원의 임기는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입니다.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은 총 2명으로, 2004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 선수가 2008년 처음으로 선출됐고, 유승민 선수가 2016년 그 뒤를 이었습니다. IOC 선수위원은 동·하계올림픽 개최지 투표 등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니며 한국 스포츠 외교에도 큰 힘을 실을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대한체육회는 8월 4일까지 각 종목 단체별로 IOC 선수위원 후보자를 추천받았고, 10일 체육회 안팎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단의 비공개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면접에 참여한 후보자는 김연경 선수를 비롯해 사격 진종오 선수, 배드민턴 김소영 선수, 골프 박인비 선수, 태권도 이대훈 선수까지 총 6명입니다. 체육회는 면접 결과로 3명을 추린 뒤 14일 원로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후 선수위원회가 16~17일경 최종 후보자를 의결하고 체육회가 최종 후보자 1명을 8월 마지막 주에 IOC에 통보하는 것으로 후보 선정이 마무리됩니다.
평가위 면접을 앞두고 김연경 선수는 “이렇게 긴장했나 싶을 정도로 많이 떨린다”면서도 “많이 준비하고 공부했다. 면접 때 잘 이야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 리그에서 다년간 생활했던 김연경 선수는 “해외 경험이 있다 보니 영어를 어느 정도 쓰고 있었다”면서도 “IOC 선수위원 하려면 단어 등이 평소 쓰던 것과는 달라서 공부도 많이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연경 선수는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의 4강에 크게 일조했고, 올림픽 메달은 없지만 런던 대회에서 여자 배구 MVP를 차지할 정도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는 “스포츠적인 영향력(인지도)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크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IOC 위원 출마 배경에 대해서는 “선수 은퇴 시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스포츠를 위해 어떤 것을 해야 발전적일 수 있을지 고민했고, IOC 선수위원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후보 중 유일하게 단체 스포츠를 했던 선수”라며 “팀에서 주장을 도맡아 했다. 선수들에게 불합리한 것들을 구단이나 협회 등과 조율해 가교 역할을 많이 했다. (선수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자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김연경 선수의 IOC 위원 출사표가 알려지자 튀르기예 배구매체 <볼레이볼 하베를레리>는 8월 12일 “김연경은 튀르키예·중국 여자프로리그에서 활약했다. IOC 선수위원 투표에서 두 나라의 충분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국제스포츠외교전문가 예상을 소개했습니다. 이 매체는 “(중국 상황까지는 모르지만) 튀르키예로부터는 모자람이 없이 넉넉한 표를 얻으리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TVF 차원의 지원도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IOC 선수위원 선거는 유권자 선수 1인당 후보 4명에 기표할 수 있으며, 전체득표 1~4위가 당선됩니다. 바흐 위원장은 직선 당선자들의 종목, 성별 등을 고려해 추가로 1명을 지명합니다. 최근 올림픽에서는 여성 후보가 지명받는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2016 리우에서 지명된 사라 워커(산악자전거·뉴질랜드), 2018 평창에서 낙점받은 장훙(빙상·중국) 등이 그러합니다. 유승민, 워커와 함께 파리올림픽에서 물러나는 위원 5명 중 옐레나 이신바예바(육상·러시아), 브리타 하이데만(펜싱·독일)까지 3명이 여성인 점도 주목해야 할 점입니다. 한국에서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전이경 선수가 IOC 선수위원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후 여성을 본선에 올린 적이 없습니다. 역대 한국 IOC 위원은 모두 남성이었습니다.
과연 김연경 선수가 최종 후보로 확정되어 한국과 튀르키예 두 나라의 지지를 받으며 한국 첫 여성 IOC 위원이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결과를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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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레전드 GK 윤영글, 은퇴 발표
여자축구의 레전드 골키퍼 윤영글 선수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윤영글 선수는 8월 6일 개인 SNS를 통해 “23이라는 숫자가 누군가에게는 마이클 조던의 등번호로 보일지는 모르지만, 저에게는 23년이라는 시간을 초록 잔디의 사각형 안에서 살아온 것이 가장 먼저 다가옵니다. 마냥 뛰어 놀기를 좋아했던 저는 13살이라는 나이부터 축구를 시작해서 23년을 달려 왔네요”라며 은퇴의 변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국가대표로 월드컵이란 중요한 자리에서 아쉬운 결과를 보이며, 23년간의 축구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되었네요. 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왔었고, 부끄러움 없이 제 자신을 지금까지 훈련해왔기에, 저는 후회하는 축구선수의 인생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달려온 축구선수 인생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윤영글 선수는 2007년 11월 여자실업축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시청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습니다. 입단 당시에는 수비수와 미드필더로서 활약했으나 2년차에 부상을 입었고, 부상 복귀 이후 골키퍼 권유를 받아 장갑을 끼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여자 축구단 입단 이후 필드로 전향했다가 당시 소속팀 골키퍼들이 팀을 떠나면서 공백이 발생하자 다시 골키퍼로 돌아가 헌신했습니다.
해외 무대 경험도 갖췄습니다.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여자 축구단을 거친 뒤, 윤영글 선수는 덴마크 오르후스 GF 위민, BK 헤켄 FF에서 뛰며 유럽 무대 경험을 쌓았습니다. 꾸준한 활약 속에 2015년부터 태극 마크를 달았고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부터 주전 경쟁을 펼치며 계속해서 대표팀의 골문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2019 프랑스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무릎 부상의 여파로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이후 계속해서 김정미와 주전 경쟁을 펼치며 대표팀의 수문장으로 활약했고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마지막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아쉽게도 전반 30분 페널티킥(PK)으로 선제 실점을 내줬고, 전반 종료 직전 아쉬운 판단으로 두 번째 실점했습니다. 후반에는 실점을 내주지 않으며 0-2로 경기를 마감했습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마친 윤영글 선수는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일평생의 삶이 한 편의 책과 같다면, 축구선수 생활은 저의 인생에 한 챕터였습니다. 이제 그 챕터의 마지막 문장과 함께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지만, 아쉬운 경기력으로 축구선수 생활의 마지막 경기를 남기게 되었더라도, 저는 지금까지 흘린 땀방울로 아쉬움이 아닌 감사함으로 저의 축구선수 인생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축구선수로서 살아온 시간 동안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으니, 이 마침표는 아쉬움이 아닌 감사함인 것 같습니다. 축구선수 생활의 챕터는 이렇게 마침표가 찍히지만, 인생의 다음 챕터에서도 역시 저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 보려 합니다”라며 인생의 중요한 한 챕터를 마무리했습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조별리그 H조에서 콜롬비아, 모로코, 독일과 경쟁했던 대한민국은 콜롬비아와 모로코에 각각 0대 2와 0대 1로 패배하고 독일과 1대 1로 비김으로써 1무 2패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월드컵을 마무리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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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월드컵, 심판 3명 모두 한국인...‘역대 최초’
한편 7월 26일 열린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스페인-잠비아 경기에 여자 월드컵 최초로 한국인 심판 3명이 동시 투입되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주심 오현정 심판, 부심 이슬기-박미숙 심판으로,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인 심판 2명이 한 경기에 배정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3명이 한 경기에 투입된 것은 처음입니다.
주심을 맡은 오현정 심판은 2014년 코스타리카,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등 이전에도 FIFA 주관 대회에서 휘슬을 분 경력이 있는데요, 2011년 독일-나이지리아전을 주관한 차성미 심판 이후 12년 만에 첫 여자 월드컵 한국인 주심이 되었습니다. 2017년에는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여자 심판상을 받았고, 2019년부터 4년 연속 여자 스페셜 레프리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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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세계 1위 등극한 안세영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 선수가 7월 30일 일본 오픈 우승 직후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습니다. 1996년 방수현 선수 이후 27년 만입니다.
안세영 선수의 세계 첫 랭킹은 2018년 2월 기록한 1335위로, 이후 5년 5개월간 흘린 피와 땀으로 당당히 세계 최정상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야마구치는 안세영 선수가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하기 전까지 11개월가량 1위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안세영 선수는 올해 참가한 11개 국제대회에서 우승 7차례, 준우승 3차례를 기록했습니다. 나머지 한 개 대회에서도 3위에 올랐습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10번의 결승 무대에서 7번 승리한 안세영 선수를 두고 ‘멈추지 않는(No Stopping)’ ‘무결점의(Impeccable)’라는 표현을 사용해 찬사를 보냈습니다. ‘저거너트(The juggernaut·우주의 주인)’라는 말까지 동원해 최근 안세영 선수의 거침없는 행보를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1위로 올라선 안세영 선수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세계배드민턴개인선수권대회(8월21~27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대회는 랭킹 포인트가 높아 야마구치 등 다른 상위권 선수에게 우승을 내줄 경우 어렵게 차지한 1위 자리를 뺏길 수도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전초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중요도가 더 높고 2024 파리올림픽까지도 여파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에서는 아시아 1위가 결국 세계 1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세영 선수의 현재 기세라면 ‘안세영 시대’를 선언할 수도 있으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세영 선수와 함께 세계 여자 배드민턴 ‘빅4’로 꼽히는 천위페이, 야마구치, 타이쯔잉 중에서 안세영 선수가 가장 어리고 이제 막 전성기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더욱 높게 보고 있습니다.
안세영 선수는 “나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여기(세계 1위)에 도착하는 데 6년이 걸렸기 때문에 꿈이 실현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여정에는 최연소 배드민턴 국가대표라는 영광도 있었지만, 아시안게임 32강전 탈락, 올림픽 8강전 탈락의 아픔도 있었습니다. 실패의 경험 속에서 훈련에 매진했고, 비로소 숙원이던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었습니다. “패한 경험이 많아 독하게 준비한다”는 안세영 선수에게는 세계 1위가 결코 우연히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을 증명할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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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국가대표 출신 양서우, 70대 피서객 구조
유도 국가대표 출신 양서우 선수가 70대 피서객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순천시청 유도팀 양서우(개명전 강유정) 선수는 8월 5일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 파도에 휩쓸린 70대 피서객 A씨를 구조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차 이곳에 온 A씨는 해안에서 바다 방향으로 흐르는 역파도 ‘이안류 현상’에 휩쓸려 발이 닿지 않는 수심이 깊은 곳까지 떠내려갔습니다.
이를 목격한 가족들은 곧바로 119에 신고한 후 구조대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만리포를 찾은 양서우 선수가 이 상황을 목격하고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A씨를 구조했습니다. 양 선수의 선행은 A씨의 딸이 지난 7일 순천시청 체육산업과로 감사 전화를 하며 알려졌습니다. A씨의 딸은 “위급한 상황에서 망설임 없이 바다로 뛰어들어 아버지를 구조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선수의 앞날을 늘 응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양 선수는 전남매일을 통해 “해녀인 어머니가 만리포에서 일하고 계셔서 주말을 맞아 만나러 갔다가 피서객을 구하게 됐다”며 “바다에 능숙하기도 하고 물이 들어오고 있던 상황이라 더 시간이 지나면 구조하기 힘들 것 같아서 뛰어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또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렇게 연락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양서우 선수는 2021년 여자 유도 48kg급 국가대표로 도쿄올림픽에 출전했으며, 경기를 앞두고는 계체 통과를 위해 삭발하는 투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순천시청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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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 연주자 이지현, 3명에 새 삶 선물하고 하늘로
해금 연주자 이지현 씨가 갑자기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7월 30일 뇌사 상태였던 이지현(24) 씨가 건양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양측)을 3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5일 일을 마치고 잠자리를 준비하다가 갑자기 쓰러진 이지현 씨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습니다.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인 이 씨의 부모는 평소 장기기증에 관심이 있었고, 딸이 짧은 인생이었지만 마지막 가는 길에 생명을 살리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장기기증에 동의했습니다.
대전에서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지현 씨는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좋아했던 드라마 ‘추노’에 삽입됐던 해금 연주가 너무 좋아 국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늦게 시작한 해금 연주이지만 더 열심히 노력해 목원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한 후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예술경영학과 석사과정을 밟으며 다양한 곳에서 해금 연주자로 활동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국악과 해금을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 생전의 꿈이었습니다.
언니 이은지 씨는 “함께한 추억을 평생 가지고 살아가겠다”며 “다음 생애에도 가족으로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 많이 사랑한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지현 씨가 해금을 연주하는 모습과 유가족의 인터뷰 영상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튜브를 통해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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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여자경, 국립국악관현악단 첫 지휘
지휘자 여자경 씨가 국악관현악 지휘에 처음 도전합니다.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 시즌의 개막작으로 관현악시리즈Ⅰ ‘디스커버리’를 오는 9월 1일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입니다. ‘디스커버리’는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한 지휘자의 시선으로 국악관현악 명곡을 새롭게 탐미하는 공연으로, 그 주인공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지휘자인 여자경 씨가 나섭니다.
여자경 씨는 빈 라디오심포니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바 있으며, 현재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자경 씨는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담아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겠다는 포부로 직접 모든 곡을 선곡했습니다. 첫 곡은 이해식 작곡의 젊은이를 위한 춤 ‘바람의 말’로, 전통춤·민속음악·무속음악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전통 요소를 활용해 대중적으로 사랑받아 온 곡입니다.
이 외에도 국악관현악 편성으로 새롭게 편곡된 작곡가 최지혜 씨의 첼로 협주곡 ‘미소’, 2021년 ‘리컴포즈’에서 위촉 초연한 김백찬 작곡의 ‘노크(Knock)’, 성찬경 작곡의 피아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금희악기점’ 등을 연주하며, 마지막 곡으로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아리랑을 테마로 만든 국악관현악 ‘아리랑 환상곡’을 들려줄 예정입니다.
여자경 씨는 “좋은 작품을 발굴해 대중과 연결하는 가교가 되는 것 또한 지휘자의 역할”이라며 “주옥같은 국악관현악 명곡을 발견하고 탐구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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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생산직 첫 여성·최연소 합격자 황재희 씨
10년 만에 열린 현대자동차 기술직(생산직)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만 19세의 황재희 씨가 ‘최초 여성 공채·최연소 합격’ 두 가지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황재희 씨는 “사실 2차 면접 때 쟁쟁한 분들 사이에서 면접을 봐 기대를 안 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더 놀랐고, 부모님께 기쁨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황 씨는 현대차 입사 전 굴삭기 제조 업체에서 기계 가공 업무를 맡아 일해왔습니다. 황 씨는 현대차 생산직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 “10년 만에 채용한다는 소식에 주위 많은 분들이 준비하길래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서류를 넣었다”며 “서류에 붙고 점점 합격에 가까워질수록 욕심이 나서 잘 알지 못했던 자동차를 더 공부했다”고 말했습니다.
황 씨를 포함해 이번 생산직 공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여성은 모두 6명, 첫 여성 생산직 공채 합격자인 이들은 전체 신입 생산직 사원 185명 가운데 3%에 불과합니다. 현대차 생산직은 정년 보장, 높은 연봉, 각종 복지 혜택 등이 주어져 취업 시장에서 ‘킹산직(왕을 뜻하는 King과 생산직의 합성어)’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 ‘킹산직’ 공채가 10년 만에 열리면서 10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한때 채용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지원 자격은 고졸 이상이며 연령과 성별 제한은 없었습니다.
현대차는 국내 생산공장에서 일할 생산직을 올해 400명, 내년 300명을 채용합니다. 조만간 올해 2차 합격자 215명도 추가 발표할 계획입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선발된 신입사원들은 성별을 떠나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기술인재들”이라며 “앞으로도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을 통해 인재들을 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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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거윅, 여성 단독 감독 첫 ‘10억 클럽’ 합류
영화 <바비>가 여성 중심 영화는 흥행에 한계가 있다는 할리우드의 고정관념을 깨고 개봉 17일 만에 10억 달러(약 1조3040억 원)를 벌어들였습니다. <바비>를 연출한 그레타 거윅 감독은 여성 단독 감독 처음으로 ‘10억 달러 클럽’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워너의 북미 배급 사장인 제프 골드스타인은 회사 역사상 이렇게 빠른 시간에 많은 표가 판매된 적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워너에서 <바비> 이전에 가장 빨리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영화는 개봉 19일 만에 10억 달러를 달성한 2011년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입니다. 이에 따라 바비를 단독 연출한 그레타 거윅 감독은 ‘10억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여성 단독 감독이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이 클럽에 이름을 올린 단독 감독은 28명에 불과하며 모두 남성입니다. 여성 공동 연출의 경우 2019년 개봉한 영화 <캡틴 마블>(11억달러)을 공동 연출한 애너 보든 감독, 각 2013년, 2019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13억달러), <겨울왕국 2>(14억5000만 달러)를 공동 연출한 제니퍼 리 감독 등이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바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바비가 여성이 만들고 여성이 주연을 맡고 여성을 겨냥해 만든 소위 ‘소녀’ 영화는 대중에 호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할리우드의 완고한 신화가 틀렸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매체는 영화 업계엔 여성들은 ‘남성’ 영화를 보러 가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없다는 오랜 격언이 내려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워너브라더스 일부 경영진들조차 거윅 감독에게 1억4500만달러(1891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투자해 여성 취향 ‘핑크빛’ 영화를 만드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할리우드에선 통상 영화가 이 정도 성공을 거두면 속편 계획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바비>의 경우 거윅 감독 및 주연 마고 로비에 대한 속편 촬영 조항 없이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매체는 매년 할리우드 다양성 보고서를 발간하는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연구소장 애너 크리스티나 라몬이 “여성 중심 영화는 저평가돼 왔는데 이는 영화사 고위직에 여성이 너무 적기 때문이 크다”며 “그 직책에 있는 남성들은 이전에 (여성 중심 영화가) 잘 안 됐으니 위험을 감수하지 말자는 식의 과거 경험과 고정관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고 전했습니다.
여성 영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 탓에 중단됐던 바비 영화 제작을 살려낸 것은 영화계의 여성 고위직들이었습니다. 미 대중문화 매체 <벌처>는 2009년 시작됐지만 2014년 한 번 엎어지고 사실상 중단됐던 바비 프로젝트가 바비 인형 제작사 마텔의 영화 부문 총괄 프로듀서로 2018년 부임한 로비 브레너 덕에 기사회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워너브라더스의 제작 및 개발 부문 사장으로 일했던 코트니 발렌티 또한 일찌감치 바비의 문화적 잠재력을 보고 거윅 감독이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습니다. 라몬 소장은 “이것이 할리우드에서 힘 있는 자리에 왜 더 많은 여성이 필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짚었습니다.
2023년 두 번째 10억 달러 돌파 영화에 등극한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7월 19일 개봉해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리 상영 중입니다.
거윅 감독은 차기작으로 2024년 개봉하는 <백설공주>의 각본을,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영화 <나니아 연대기>의 각본과 연출을 맡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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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 에든버러국제도서전 보이콧
스웨덴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올해 에든버러국제도서전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툰베리는 8월 13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도서전에 참석해 3천석 규모의 극장에서 ‘세상을 바꾸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강연을 펼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툰베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도서전이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 베일리기포드의 후원을 받고 있어 해당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베일리기포드는 지난 19년간 이 도서전을 후원해 온 기업입니다.
툰베리는 “문화행사에 대한 후원을 비롯한 화석연료 산업의 ‘그린워싱’은 그들에게 운영을 계속하도록 허용하는 사회적 자격을 주고 있다”며 “이런 후원을 받는 행사에 연관돼선 안 되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번 도서전 참가는 툰베리가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이후 약 2년 만에 스코틀랜드를 공식 방문하는 것이어서 기대를 모은 바 있습니다.
도서전을 총괄하는 닉 발리는 툰베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며 “행사에 초대됐던 젊은 기후 활동가 수백 명에게 특히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는 “도서전은 기후 위기를 비롯해 오늘날 인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이슈들을 둘러싼 토론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베일리기포드와 같은 기업의 장기적 지원 없이는 이런 플랫폼을 제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베일리기포드는 별도 성명에서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 대상 투자 비중은 전체 고객자금의 2%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한편 전체 고객자금의 5%가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개발 전문 기업에 투자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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