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인물 관련 소식으로 인사드리는 6월 둘째 주 뉴스 헐리버리입니다. 가장 먼저 1964년 성폭행에 저항하다 가해 남성의 혀를 깨물어 잘라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은 최말자 씨가 2020년 재심을 청구하며 ‘56년 만의 미투’로 알려졌던 사건이 1심과 2심이 모두 기각되어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1인 시위를 진행한 소식을 전해드리고요, 사회탐구 영역 ‘일타강사’ 이지영 씨가 동료 강사의 성폭행 사실을 묵인하고 피해 학생을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사건의 전말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대구공항에 착륙 중이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문열림 사고’에서 맨몸으로 비상문을 막음으로써 추가 피해를 막은 여성 승무원의 용기 있는 행보와 사건의 추이, 이로 인해 재점화된 바지 유니폼 이슈 등을 묶어 전해드립니다. 이 외에 국내 소식으로는 홍대 라이즈호텔이 1988년생 박보람 총지배인 선임 후 매출이 급상승했다는 소식, 올해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심사위원을 맡게 된 성악가 조수미 씨 소식, 영국 휘트워스미술관장으로 선임된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소식 등을 정리했습니다.
해외 소식으로는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과,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에서 2연패에 성공하며 여자 테니스 최강자의 입지를 굳힌 이가 시비옹테크 소식, 종합격투기 대회 UFC 289 여성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1차 방어에 성공한 후 전격 은퇴를 선언한 아만다 누네스 소식까지 영화계와 스포츠계 소식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 10부작 여성 서바이벌 예능 <사이렌: 불의 섬>에 대한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의 칼럼을 한 꼭지 소개해드립니다.
그동안 헐리버리에서는 여성의제 관련 기사들을 요약하여 전달해드렸는데요, 앞으로는 이처럼 여성 관련 인사이트를 나눌 수 있는 칼럼과 기사 등을 함께 소개해드리고자 하니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뉴스 헐리버리는 6월 넷째 주 일요일 TOPIC EDITION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윤단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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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최말자는 무죄”, 59년 전 재판 결과와 싸우는 최말자 씨
1964년 5월 6일, 18살의 최말자 씨가 성폭행에 저항하다 가해 남성의 혀를 깨물어 잘라내는 사건이 일어난 날입니다. 이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경남 김해경찰서는 남성을 강간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최말자 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가해 남성의 강간미수 혐의를 불기소 처리하고 최말자 씨를 중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가해 남성은 강간미수 혐의가 아닌, 사건 이후 흉기를 들고 최말자 씨의 집에 찾아가 난동을 부린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법원은 최말자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가해 남성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양측 모두 형 집행을 2년 유예받았으나 사법부는 가해 남성의 혀를 깨문 최말자 씨의 상해죄를 더 무겁게 본 것입니다.
2018년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던 무렵, 최말자 씨는 당시 자신이 겪은 일이 성폭력이라는 걸 뒤늦게 깨닫고 한국여성의전화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2년의 준비 끝에 2020년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최말자 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021년 1심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무죄를 인정할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적어도 중상해죄보다 가벼운 상해죄로 인정할 만한 새 증거가 발견돼야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기록으로 인정되는 사실과 사정, 법리에 비춰 살펴보면, 최 씨가 제시한 증거들이 무죄 등을 인정할 새로운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최말자 씨의 재심 신청 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한국여성의전화를 비롯한 288개의 여성단체들은 지난 5월 한 달 내내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5월 31일, 마지막 1인 시위 주자는 올해 77살이 된 최말자 씨 본인이었습니다. 최말자 씨 사건 변호를 맡고 있는 김수정 변호사는 “어느 시대에나 여성은 성폭력에 대해 정당방위를 할 수 있다. 이 사건은 당시에도 무죄고 지금도 무죄다”라고 말하며 “시대의 문제가 아니고, 검찰로 넘어간 후에 가해자로 둔갑시켜 구속시킨 사건이다”라고 사건의 핵심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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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강사’ 이지영, 제자 성폭행 묵인? “사실 아냐, 법적대응”
사회탐구 영역 ‘일타강사’ 이지영 씨가 동료 강사의 성폭행 사실을 묵인하고 피해 학생을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이지영 씨는 지난 5월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며칠 전 제가 성폭행의 가해자이며 공모자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며 “해당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5월 19일 한 매체에서 사교육 시장에서 국어 일타강사로 유명했던 강사 A씨가 자신의 강의를 듣던 학생 B씨를 성폭행했고, 이지영 씨는 B씨가 자신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자 A씨와 소속 온라인강의 업체와 결탁해 B씨를 압박했고, 이지영 씨가 B씨에게 “네가 불륜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식으로 B씨를 압박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습니다.
이에 이지영 씨는 “저는 해당 성폭행 피해를 본 학생의 이메일 상담 요청에 2013년 8월부터 2014년 1월까지 30여 통이 넘는 메일을 주고받으며 상담한 사실이 있다”며 “해당 메일 속에서 (저는) 분노하며, 해당 강사를 지속해서 함께 비판하고 있으며 학생에게 해당 강사를 용서하지 말 것과 약해지면 안 된다고 말하며 고소를 돕겠다고 했으며, 상대 가해 강사가 온갖 협박으로 학생을 모욕할 수 있으니 법적인 도움과 조치를 최선을 다해 함께 취해주겠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지영 씨는 “해당 기사의 주장처럼 해당 학생을 회유하거나 협박한 적이 없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상대 강사가 학생에게 명예훼손이나 간통과 같은 명목을 씌우겠다고 협박을 미리 하였고 그것을 걱정하는 학생에게 그런 명목을 씌우는 경우 법률적 대응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며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힘으로 학생을 괴롭힐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법률적인 지식을 가진 대응을 함께해 주겠다고 하며 제가 메일을 보내 실제 변호사, 법조인을 소개하겠다고 저의 역량을 다해 돕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영 씨는 “해당 강사는 제가 가장 혐오하고 증오하는 강사이며 현재도 이 영상을 통해 해당 강사의 모든 행위와 지금까지의 대처를 강하게 규탄한다”고 말하며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식의 대응을 하는 해당 강사의 뻔뻔하고 잔인하고 파렴치한 행위에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도우려는 준비가 돼 있다”며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적극적으로 고소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데 제가 힘이 된다면 돕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B씨는 A씨가 2011년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자신을 대학 수학능력시험 직후 성폭행했다며 강간 등의 혐의로 지난 5월 13일 A씨를 고소했으며, 이에 대해 A씨는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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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항공 ‘문열림 사고’ 맨몸으로 비상문 막은 여성 승무원
지난 5월 26일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비상문을 한 30대 남성 이 모 씨가 강제로 여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한 여성 승무원이 기체 문이 열린 채 착륙한 항공기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맨몸으로 비상문을 막고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해당 승무원은 안전바를 설치하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비상문을 막아서서 항공기의 추가 피해를 막았을 뿐 아니라 다른 승무원과 승객들과 합세해 비상문으로 뛰어내리려던 이 씨를 제압했습니다.
이 사건은 한 승객이 대구MBC와의 인터뷰에서 “(승무원의)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하며 “나는 ‘비상문 안 닫으면 착륙이 어렵겠구나. 나라도 가서 (문을) 닫아야 되나’ 그런 판단을 하고 있었다”라고 말한 뒤 “그때 승무원 얼굴을 봤는데 완전히 겁에 질려서 가만히 앉아있더라. 그냥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비난해 승무원들의 대처 미흡 논란으로 비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씨를 제압한 승객 이윤준(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 제주본부 상임부회장)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승무원의 대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이 같은 비난을 반박했습니다. 이윤준 씨가 비상문을 연 남자 승객 이 씨가 누구인지 확인한 뒤 한 승무원과 눈이 마주쳤고, 해당 승무원이 도움을 요청해 이 씨가 항공기 밖으로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목덜미를 낚아챘으며, 이후 승무원들이 이 씨를 제압해 상황을 정리했다는 것입니다. 이윤준 씨는 “인터넷에서 승무원분들을 욕하는 악플이 많아서 가슴이 아팠다”며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건 상황을 정리한 승무원 덕분이다. 특히 (저에게 눈으로 사인을 준) 승무원분은 끝까지 침착하게 행동하셨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정환 대구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월 28일 오후 비상구를 개방한 이 씨에 대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달 26일 낮 12시45분께 상공 213m 높이에서 대구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OZ8124편의 비상구 문고리를 잡아당겨 문을 연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항공기에는 승객 194명과 승무원, 조종사 6명 등 모두 200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비상구 개방으로 승객 12명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했고 9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항공보안법 23조에 따르면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 탈출구, 기기의 조작을 한 승객은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으로 항공기 비상문과 슬라이드 등이 부서져 수리비는 6억 4천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국토교통부는 심각한 항공법 위반 기록이 있는 탑승객의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수사 당국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여성 승무원들의 바지 유니폼 이슈가 재점화되었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여성 승무원이 바지 근무복도 선택해 입을 수 있도록 하라’는 권고를 내린 이후 각 항공사들은 바지 근무복을 도입, 치마만 입도록 한 규정을 삭제했습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치마 근무복만 입을 경우 기내 비상상황 대응에 어려움이 있는 점 ▲다른 국내 항공사들은 바지를 선택적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한 점 ▲용모에 대해 획일적인 모습을 요구하는 것이 성차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승무원의 역할보다 여성성만 강조하는 편견을 고착화시킨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지난 2013년 4월부터 바지 유니폼을 도입했는데, 기본 유니폼으로 치마가 제공되고 바지를 입고싶은 승무원들이 추가로 바지 유니폼을 신청하는 구조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치마와 구두 일색인 여성 승무원의 유니폼에 변화가 일어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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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라이즈호텔, 1988년생 박보람 총지배인 선임 후 매출 급상승
홍대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라이즈호텔)이 1988년생 총지배인을 선임한 뒤 매출이 급상승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라이즈호텔의 전신은 ‘호텔 서교’로, 1984년 설립된 호텔 서교를 아주그룹이 87년 인수한 뒤로 30여 년 동안 홍대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하다 2018년 4년간의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브랜드를 달고 ‘라이즈호텔’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오픈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치명타를 입고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자 호텔은 지난해 12월 박보람 일본 스위소텔 난카이 오사카 객실부장을 총지배인으로 선임하는 파격을 꾀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뉴질랜드에서 성장해 뉴질랜드 국적을 가진 박보람 총지배인은 2010년부터 뉴질랜드, 호주, 태국, 베트남, 일본 등 아코르그룹의 3∼5성급 호텔에서 경력을 쌓으며 호텔업에 발을 들인 지 7년 만에 객실 파트의 정점인 부장까지 초고속 승진했습니다. 1988년생인 그는 국내 32개 메리어트 계열 호텔 총지배인 중 최연소입니다.
최근 라이즈호텔이 이룬 성과는 고스란히 박보람 총지배인 역량이 투입된 결과라는 게 중론입니다. 박 총지배인은 더 많은 손님을 모객하기 위해 오히려 값을 올리는 ‘역발상 전략’을 택해 호텔 가격을 두 배 수준으로 올리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라이즈호텔은 지난 4월 기준 영업이익이 코로나19 이전(2019년) 동월 대비 234% 증가했습니다. 이는 리뉴얼 오픈 이후 월별 최고 매출이며, 투숙률도 80%에 육박했습니다.
박 총지배인은 “기존의 객실 가격에 비해 2배 수준으로 가격을 올리니 미쳤다는 말까지 들었다”며 이 같은 전략이 “하지만 부티크나 비즈니스 호텔 수준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모두 준비돼 있으니 상응하는 값을 매길 마지막 기회였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는 “홍대 DNA가 곧 라이즈호텔의 DNA다. 크리에이터나 아티스트, 뮤지션들에게 큐레이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공간으로 발돋움한 지는 오래됐다”며 “올해는 루프톱 등을 활용해 식음 파트를 최대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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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조수미,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심사위원 맡아
성악가 조수미 씨가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성악 부문 심사위원을 맡았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는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권위 있는 대회로, 2014년 성악 부문 황수미 씨, 2016년 바이올린 부문 임지영 씨, 2022년 첼로 부문 최하영 씨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올해 성악 부문 본선 진출자 64명 중 18명이 한국 출신으로, 이 가운데 김태한 씨가 우승함으로써 한국 음악가들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낭보를 보내왔습니다. 조수미 씨는 2017년 영국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19년 노르웨이 퀸 소냐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바 있으며, 내년 7월에는 파리 근교의 페르테 암보 성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제1회 조수미 국제성악콩쿠르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조수미 씨는 “국제 콩쿠르에 많이 참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콩쿠르를 준비하고 있다”며 “좋은 기량을 가진 성악가들이 많이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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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영국 휘트워스미술관장 선임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인 이숙경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가 영국 맨체스터대학 부설 휘트워스미술관 관장으로 선임됐습니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6월 6일 “이숙경 예술감독이 영국의 권위 있는 미술관인 맨체스터대 휘트워스미술관(The Whitworth Art Gallery) 관장으로 선임돼 오는 8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며 “이 감독은 관장과 함께 트랜스컬처럴 큐레이팅(Transcultural Curating) 명예교수로도 활동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맨체스터대 부설 미술관으로 1889년 설립된 휘트워스미술관은 서양미술사를 장식한 많은 거장들의 작품을 포함해 소장품은 모두 6만5000점이며, 국내외 전시회와 다양한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휘트워스미술관은 이숙경 감독의 선임 배경으로 테이트모던에서의 주요 전시 기획, 테이트모던의 국제미술 수집 전략 형성의 주요 역할 등을 꼽았습니다.
이숙경 감독은 미술관장 선임에 대해 “영국과 국제적으로 가장 혁신적이고 관객 중심적 예술기관 중 하나인 휘트워스미술관의 관장을 맡게 되어 큰 영광”이라며 “문화예술의 사회적 영향력을 더욱 발전시키고, 국제 관계를 더욱 넓히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 감독은 홍익대를 졸업하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를 거쳐 영국 런던시티대·에섹스대를 졸업한 뒤 2012년부터 테이트 아시아태평양 리서치센터 책임 큐레이터로 활동했고, 이후 2015년 베니스(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예술감독, ‘백남준 회고전’ 등 테이트모던의 전시 기획자로 활동하며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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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황금종려상에 <아나토미 오브 어 폴>, 여성 감독으로 세 번째 수상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프랑스 감독 쥐스틴 트리에의 <아나토미 오브 어 폴(Anatomy of a Fall)>에 돌아갔습니다. 여성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지난 5월 27일(현지시간) 제76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은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경쟁 부문 진출작 21편 가운데 트리에 감독의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은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벗으려는 소설가와 유일한 목격자로 앞을 볼 수 없는 아들이 지목되며 생기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제 경쟁 부문에는 황금종려상 수상 경력이 있는 거장 감독들이 대거 진출해 관심을 모았는데요,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이탈리아 난니 모레티 감독의 <어 브라이터 투모로>, 영국 켄 로치 감독의 <디 올드 오크> 등 쟁쟁한 감독들이 경쟁을 벌였으나 영광스러운 수상작은 트리에 감독의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이 되었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트리에 감독은 1993년 뉴질랜드 출신 제인 캠피언 감독의 <피아노>, 2021년 프랑스 출신 줄리아 뒤크르노 감독의 <티탄>에 이어 세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여성 감독이 됐는데요, 시상자로 나선 배우 제인 폰다는 “내가 처음 칸에 온 1963년에는 경쟁 부문에 여성 감독이 없었고 그게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먼 길을 왔고, 앞으로도 먼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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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옹테크, 프랑스오픈 여자단식 2연패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가 2023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시비옹테크는 이날 세계랭킹 43위 카롤리나 무호바(체코)와 만난 결승에서 세트스코어 2-1(6-2 5-6 6-4)로 이겼는데요, 이로써 대회 여자단식 2연패와 함께 3번째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US오픈까지 포함하면 개인통산 4번째 메이저대회 정상 등극입니다. 지금까지 치른 4번의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모두 승리하는 진기록도 낳았다. 세레나 윌리엄스의 은퇴 이후 오사카 나오미(일본), 애슐리 바티(호주) 등의 등장과 함께 춘추전국시대를 이어가던 여자 테니스에서 최강자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습니다.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시비옹테크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졌는데요, 이날 경기 전까지 시비옹테크는 이 대회에서 13연승을 거뒀고, 이번 대회에선 결승에 오르기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반면 무호바는 이날 경기가 생애 첫 메이저대회 결승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 전 시비옹테크는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무호바와 2019년부터 함께 훈련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그를 더 많이 분석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무호바는 움직임과 기술 모두 뛰어나며 경기 템포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상대”라고 무호바를 추어올리며 겸손을 보였습니다.
시비옹테크는 우승 후 영국 매체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승 직후 초현실적이면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 인생에 있어 큰 도전이었지만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공방을 거듭하면서 어느 순간 점수를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만 오롯이 집중했다. 긴장을 풀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직관적으로 3세트에 임한 것이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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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여성 격투기 챔피언 누네스, 1차 방어 성공 후 전격 은퇴
여성 격투기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챔피언인 아만다 누네스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뒤 전격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누네스는 6월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로저스 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289’ 여성 밴텀급(61kg 이하) 타이틀전에서 도전자 이리나 알다나(35·멕시코)를 5라운드 내내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50-44 50-44 50-43)을 거뒀습니다. 2021년 줄리아나 페냐(미국)에게 충격적인 KO패를 당하고 타이틀을 잃었던 누네스는 지난해 7월 페냐와 리매치에서 판정승을 거두고 다시 챔피언 벨트를 되찾았고, 이날 밴텀급 타이틀을 되찾으면서 1차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누네스는 옥타곤 인터뷰에서 가위를 달라고 요구한 뒤 글러브를 감쌌던 밴디지를 가위로 끊었습니다. 그러고는 챔피언 벨트 2개와 글러브를 옥타곤 바닥에 내려놓고 전격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누네스는 “난 영원한 더블 챔피언이다”며 “난 오늘 승리로 앤더슨 실바가 가진 타이틀 방어 기록을 넘어섰다. 오늘 밤은 은퇴하기에 완벽한 밤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엄마가 몇 년 동안 은퇴를 요구했고 아내도 같은 말을 했다”며 “난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일찍 미국에 넘어왔다. 이제 은퇴해서 브라질에서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화려했던 선수 인생을 마감한 누네스의 통산 전적은 28전 23승 5패로, 2013년 UFC로 넘어온 이후에는 16승 2패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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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여자라서 더는 여자임이 눈에 띄지 않게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그냥 인간이 보인다. 여기서 보이는 인간은 그동안 매체에서 그려지던 ‘여성’이 아니다. 힘쓰는 걸 좋아하고, 소속감을 원하며, 직업적 사명감을 느끼고, 승리를 갈구한다. 팀원을 위해 헌신하고, 협력하며, 한번 맺은 동맹을 소중히 여기고, 신의를 지킨다.
여자가 갯벌을 구르고 장작을 패니 놀라운가. <사이렌: 불의 섬>은 그것을 호기심이나 호들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비교를 위해 2021년 <골 때리는 그녀들>(SBS) 맛보기(파일럿) 방송을 떠올려보자. 여자들이 축구 한다는 것을 남성 스포츠의 패러디인 양 히죽거리며 놀라워하던 이수근의 해설 따위가 아예 없다. 또한 참가자를 계속 누구의 아내, 누구의 딸로 호명하거나 가족을 등장시켜 그들을 애처롭거나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일절 두지 않는다. 남성이나 가족을 통해 여성을 보는 시선을 불필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 황진미(대중문화평론가), 갯벌 구르고 장작 패니까 놀라워? ‘사이렌: 불의 섬’ 속 힘센 여자들, 고정관념에 갇힌 ‘성 역할’을 탈출시키다, 허프포스트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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