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너무나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헐리버리입니다. 송구하게도 이렇다 할 공지도 없이 레터 발행을 두 달이나 쉬었습니다. 연말이 되면 ‘다사다난했던’이라는 관용구를 붙여 한 해를 돌아보기 마련입니다만 그러한 관용구로 회고하기에는 올해도 여성들의 일상은 피가 난무하는 전장이었습니다. 7월에는 인하대 교내 성폭행 살인사건이, 9월에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학교와 직장이 여성에게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주더니 10월에는 이태원 압사 사고에서 여성 피해자가 남성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결과로 나타나며 불특정 다수가 겪은 참사마저 여성들이 체구가 작고 폐활량이 적어 재난에 더욱 취약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해야 했습니다. 10월에는 인하대에서 신당역에 이르는 충격의 여파로, 11월에는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더해지며 헐리버리에서는 여성 뉴스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1월 처음 큐레이션 메일링을 시작하며 뉴스는 레드, 공연은 퍼플이라는 컬러를 부여해 색깔 있는 메일링 서비스를 기획하였으나 지정된 컬러와 레터의 연관성이 그리 직관적이지 않다 보니 레터의 성격을 드러내기에는 다소 모호한 점이 있었습니다. (뉴스의 컬러를 레드로 지정한 것은 여성들의 일상이 핏빛 전장이라는 은유를 담은 것이었지만 성공적인 전달은 못 되었던 것 같네요.) 그러면서 정치, 사회, 경제, 예술, 스포츠 등 각 분야의 뉴스를 스크리닝해 여성들이 어디까지 전진했고 또 어디서 멈춰 섰는지 혹은 넘어졌는지를 살펴보려 했으나 이를 월 1회(중간에 월 2회 발행으로 주기를 변경하긴 했지만)의 레터 안에 압축해 담아내는 것 또한 여의치 않았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보내주신 의견도 레터가 너무 길어서 읽기 불편하다는 것이었고요.)
하여 뉴스 큐레이션 메일링을 다시 시작하며 발행 주기는 월 2회, 매달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로 유지하되, 둘째 주에는 기존 레터의 라이프 편을 변형해 이달에 주목할 만한 여성들에 관한 뉴스를 다루는 인물 편(PEOPLE EDITION)으로, 넷째 주에는 정치사회 편을 변형해 이달에 여성들에게 일어난 주목할 만한 사건 뉴스를 다루는 사건 편(TOPIC EDITION)으로 개편해 여성 뉴스를 분야를 특정하지 않고 큐레이팅해 발행합니다. 명칭도 헐리버리 레드에서 컬러를 삭제하고 ‘뉴스 헐리버리’로 여성 뉴스라는 성격을 보다 분명히 드러내고자 합니다. 그에 따라 레터 디자인도 컬러를 덜어내는 방향으로 리뉴얼하였습니다.
그래서 인물 편으로 발행되는 이번 호에서는 BBC ‘올해의 여성 100’에 선정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아시아선수권 16번째 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경지에 오른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 최동원상 ‘불굴의 영웅상’ 수상자 창원시 여자야구단 창미야 팀, 사격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김민경 선수, 미국에서 데뷔 30주년 기념공연을 갖는 희극인 송은이 씨, 뉴질랜드 오클랜드 필하모닉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된 지휘자 성시연 씨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그럼 저는 마지막 주에 올해 마지막 레터로 다시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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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이미경 BBC ‘올해의 여성 100’ 선정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BBC ‘올해의 여성 100’ 명단이 발표되었습니다. BBC는 2013년부터 전 세계에 영감을 주며 영향을 끼친 100인의 여성들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올해는 앞서 100인의 명단에 선정된 지명자들에게 후보를 추천받았습니다. 이란에서 용감하게 변화를 외치는 여성 시위대부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서의 저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분쟁 및 갈등상황에서 여성들이 해낸 역할을 담았는데요, 한국인으로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명단에 포함되었습니다.
BBC는 박 전 위원장을 정치개혁가로 정의하며 대학생 시절 익명으로 온라인 성범죄집단 n번방 검거에 일조했고, 올해는 정계에 진출해 젊은 여성 유권자들에게 다가갔으며, 민주당의 대선 패배 후 당을 재건하기 위해 비대위원장을 맡아 활동하다 지선 이후 사퇴했고 현재는 공식적인 직함이 없지만 여전히 정치계에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열정적인 예술후원자로 한류를 이끌고 있으며, 케이팝의 세계적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자 외국어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총괄 제작자라고 소개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2020년에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2018년에는 하예나 전 디지털성범죄아웃(DSO) 대표가 각각 선정된 바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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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핸드볼 대표팀 아시아선수권 16번째 우승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한일전으로 치러진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에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통산 16번째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여자핸드볼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이 주관하는 국제핸드볼대회로 1987년 창설되어 2년을 주기로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1987년 1회 대회부터 2000년 8회 대회까지 8회 연속 우승한 뒤 2012년 14회 대회부터 올해 열린 19회 대회까지 6회 연속 우승을 일궈내며 대회 최다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한국 다음으로는 카자흐스탄이 2회 우승, 일본이 1회 우승으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을 제외한 두 나라는 모두 자국 대회에서 우승을 이뤄냈습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전반을 10:16으로 6골차 열세로 마친 한국 대표팀은 후반 종료 직전 류은희 선수의 동점골로 27:27의 스코어로 연장 승부에 돌입했고, 연장에서 격차를 5골로 벌리며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이날 팀 득점의 절반이 넘는 19골을 혼자 책임지며 맹활약한 류은희 선수를 비롯해 송혜수, 송지영 선수는 대회 베스트7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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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여자야구단 창미야 최동원상 ‘불굴의 영웅상’ 수상
지난달 17일 치러진 제9회 최동원상 시상식에서 창원시 여자야구단 ‘창미야(창원미녀야구단)’가 ‘불굴의 영웅상’을 수상했습니다. 2020년 창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의해 창단된 창미야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선수 28명으로 첫 발을 내디뎠고, 올해는 5월 익산에서 열린 익산시장기와 9월 경주에서 열린 선덕여왕배에서 우승을, 10월에는 이천에서 열린 LX배 준우승을 차지하며 강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창미야가 거둔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이 모든 뛰어난 성적을 불과 창단 2년 만에 이뤄낸 기적같은 팀”이라고 평가하며 여자 아마야구와 여성 스포츠의 저변을 확대시킨 공로를 인정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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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국가대표 김민경 국제실용사격연맹(IPSC) 대회 출전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2022 IPSC 핸드건 월드 슛 대회’(2022 IPSC Handgun World Shoot)에 참가한 사격 ‘국가대표’ 김민경 선수가 여성부 선수 52명 중 51위로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전체 341명 중에서는 333위를 기록했습니다. 대회는 1부격인 프리 매치와 2부에 해당하는 메인 매치로 나뉘어 진행되며, 순위는 프리 매치와 메인 매치 성적을 모두 합산해 매겨집니다. 김민경 선수를 비롯한 한국 선수는 모두 프리 매치에 출전했으며, 김민경 선수는 그중 프로덕션 부문에서 총점 663.2281점을 획득해 중간집계에서 345명 중 106위, 여성부 52명 중 19위까지 올라가는 등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6월 웹예능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을 통해 사격을 처음 접한 김민경 선수는 올해 6월 대한실용사격연맹의 국가대표 선발전에 통과하며 큰 화제가 되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국가대표팀을 이끈 김준기 디렉터는 “내가 맨 처음 나갔던 대회보다 김민경씨의 성적이 더 좋다”라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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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0주년 맞는 송은이 첫 미국 공연
내년에 데뷔 30주년을 맞는 희극인 송은이 씨가 첫 미국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송은이 씨의 소속사 미디어랩시소에서는 “‘송은이 인 아메리카’는 송은이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준비한 스페셜 토크&뮤직쇼로, 송은이의 입담을 엿볼 수 있는 코너들로 구성돼 풍성한 재미를 안길 예정”이라고 공연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연은 뉴욕과 LA에서 내년 1월 26일과 28일 2회에 걸쳐 진행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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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연, 뉴질랜드 오클랜드 필하모닉 수석 객원 지휘자로
지휘자 성시연 씨가 뉴질랜드 오클랜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됐습니다. 임기는 3년으로, 이 단체의 창단 이래 여성 지휘자가 수석으로 임명된 것은 처음입니다. 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지휘콩쿠르에서 여성 최초로 우승하며 커리어에 ‘여성 최초’를 새겨넣기 시작한 성시연 씨는 이듬해 구스타프 말러 지휘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에 올랐고, 같은 해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첫 번째 여성 부지휘자로 임명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를 거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재직했는데, 이는 한국 음악계에서 여성 지휘자가 국공립 관현악단을 이끄는 첫 사례였습니다. 네덜란드의 로열콘세르트 허바우 오케스트라(RCO)와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햑악단(BRSO) 등 유서 깊은 명문 관현악단에 객원 지휘자로 초청되었고 뉴질랜드 오클랜드 필하모닉과는 올해 8월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지휘하며 인연을 맺은 바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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