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4월 넷째 주 헐리버리에서는 여성들의 인권과 안전에 관련된 이슈들을 다룬 기사들을 모았습니다. 우선 프로배구 여자부의 김연경 선수가 소속팀인 흥국생명에 잔류하며 맺은 FA 계약을 통해 프로배구 리그의 임금 성차별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데뷔 1년 만에 해체에 이른 걸그룹 스카이걸스가 소속사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소식과 영화 <바비>의 한국판 포스터가 원작 훼손 논란에 휩싸인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실천문학사에서 실시 중인 시인 고은의 출판계 복귀를 둘러싼 '출판의 자유권' 설문조사에 대한 소식도 전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여성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 폭력 사건을 몇 가지 정리해보았는데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족 측 법률대리인 정철승 변호사의 성추행 피소 소식과, JTBC 남성기자 2인이 해외 출장 중에 타 언론사 여성기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소식, 그리고 지난 4월 16일 강남에서 일어난 10대 여학생의 투신을 통해 드러난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의 범죄 현황과 관련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뉴스 헐리버리는 5월 둘째 주 인물 소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윤단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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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FA 계약으로 다시 보는 프로배구 리그의 임금 성차별
2022~23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한 김연경 선수가 흥국생명과 총액 7억7500만 원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은퇴와 타 팀 이적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한 끝에 소속팀 잔류를 선택한 것인데요, 이번 계약은 해외 리그에서 오래 뛴 김연경 선수의 첫 FA 권리 행사입니다.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기간 1년에 연봉 4억7500만원, 옵션 3억 원으로 이는 리그 최고 수준의 계약입니다. 올해 나란히 FA 자격을 얻은 박정아 선수도 소속팀이었던 한국도로공사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하며 김연경 선수와 같은 수준의 대우를 보장받았는데, 다만 박정아 선수는 3년 계약을 맺어 총액 기준으로 여자배구 FA 역대 최고액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2021~22 시즌까지 9시즌 연속 연봉퀸(연봉 4억5천만 원, 옵션 2억5천만 원, 총 7억 원)의 자리를 지켰던 현대건설 양효진 선수는 2021~22시즌 종료 후 맺은 FA 계약에서 기존 연봉보다 낮은 5억 원(연봉 3억5천만 원, 옵션 1억5천만 원)에 사인을 했습니다. 양효진 선수가 이처럼 연봉 삭감 계약을 받아들인 이유는 샐러리캡 제도 때문이었습니다. 2022~23시즌 여자부 구단 샐러리캡은 23억 원(연봉 18억 원+옵션캡 5억 원)으로, 양효진 선수 외에도 고예림, 이나연, 김주하 선수까지 팀의 중심을 이루는 4명의 선수가 FA로 풀리게 된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양효진 선수의 페이컷(연봉 삭감) 계약으로 주축 선수들을 모두 지킬 수 있었습니다. 양효진 선수의 이 같은 계약에 대해 샐러리캡 제도하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선해와 향후 다른 선수들의 FA 계약에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비판이 엇갈렸습니다. 김연경 선수 역시 올 시즌이 끝나고 진로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페이컷 계약에 대해 안 좋은 시선이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대답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남자부에도 샐러리캡이 존재하지만 남자부 샐러리캡은 2022~23시즌 기준 58억1천만 원으로 여자부의 두 배를 상회하는 규모이며, 1인당 상한선 또한 없습니다(여자부의 경우 연봉은 샐러리캡의 25%, 옵션은 옵션캡의 50%까지만 받을 수 있어 2022~23시즌 기준으로 연봉은 4억7500만원, 옵션은 3억 원이 상한선입니다). 남자부에서는 지난시즌 대한항공 한선수 선수가 연봉 7억5천만 원, 옵션캡 3억3천만 원으로 총액 10억8천만 원의 계약을 체결하며 남자배구에서 연봉 10억 원 시대를 열었고, 역시 대한항공 소속인 정지석 선수는 총액 9억2천만 원의 계약서에 사인했습니다. 올 시즌 종료 후 현대캐피탈에 잔류한 허수봉 선수와 우리카드에서 KB손해보험으로 이적한 나경복 선수는 나란히 총액 8억 원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선수들의 이 같은 연봉 계약은 여자부와 남자부의 인기 격차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시즌 여자부 133경기와 남자부 133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여자부 1.23%, 남자부 0.62%로 여자부가 현격히 높았고,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피언 결정전 5차전은 최고 시청률 3.40%를 기록하며 역대 V리그 경기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평균 관중 수에서도 여자부가 2611명을 기록한 데 비해 남자부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1610명을 기록했습니다. 한 경기 최다 관중 수에서도 여자부 최다 관중은 챔피언 결정전 5차전을 찾은 6125명으로 집게된 반면 남자부는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관람한 3504명이었습니다.
국제대회 성적 역시 여자 국가대표팀이 남자 팀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자 팀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3위, 1976년 뮌헨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남자 팀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9위를 기록한 이후 2004년부터 2021년까지 5개 대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 있습니다. 남자 팀이 기록한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84년 LA올림픽의 5위입니다.
여자부 샐러리캡은 2023~24시즌부터 2025~26시즌까지 매년 1억 원씩 올라가고 옵션캡도 현행 5억 원에서 6억 원으로 증액되는 등 2025~26시즌에는 총액이 30억(샐러리캡 21억, 옵션캡 6억, 승리수당 3억)까지 늘어나지만 남자 선수들이 현재 받고 있는 임금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금액입니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이정철 SBS스포츠 배구 해설위원은 "남자보다 여자가 샐러리캡이 적은 것은 간격이 좁혀져야 되는 게 맞고, 여자 선수들 저변 환경이 좋아지는데 있어서 샐러리캡의 증가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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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스카이걸스, 소속사 갑질로 해체
걸그룹 스카이걸스가 소속사가 걸어온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스카이걸스는 2019년 일본 스카이엔터테인먼트와 한국 원탑엔터테인먼트의 협업을 통해 한국 무대에 데뷔한 4인조 걸그룹으로, 멤버 전원이 일본인으로 구성된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1년 만에 활동을 중단하고 모두 일본으로 돌아갔는데요, 4월 12일 일본의 아메바TV 보도에 따르면 이들의 활동 중단 배경에는 소속사의 부당한 대우가 있었습니다.
한국 표준계약서는 최장 7년 계약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이들이 맺은 계약은 기간이 10년으로 되어 있었고, 멤버들은 활동 당시 성희롱과 임금체불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스카이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멤버들이 대기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도 나가지 않고 같은 공간에 머물러 있거나 멤버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고 언어 성희롱을 일삼았으며, 멤버들은 극한의 다이어트를 강요당하며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하루의 일과나 행선지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보고하며 일상을 통제당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스카이엔터테인먼트 측은 이 같은 멤버들의 폭로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10년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임의 탈퇴는 계약 위반"이라며 반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활동비와 위약금 등 1500만 엔(한화 약 1억4850만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멤버들을 도쿄지방법원에 제소했습니다. 이에 도쿄지법은 지난 3월 28일 소속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계약 해지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매출이 낮아 소속사가 멤버들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계약으로 보기 어렵고, 강력한 지위 감독하에 있었기 때문에 계약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멤버들은 현재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케이팝 산업의 발전 뒤에 있는 이 같은 착취 구조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하고 여성 아이돌의 성 상품화와 성적 학대에 대해서도 대안을 강구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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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비> 포스터 원작 훼손 논란
바비랜드를 뛰쳐나온 바비가 현실에서 여러 모험을 하는 모습을 그린 영화 <바비>가 오는 7월 21일로 개봉 일정을 확정 지은 가운데 지난 4월 12일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캐릭터 포스터 7종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건 바비 역 배우 마고 로비, 케이트 맥키넌, 두아 리파와 켄 역 라이언 고슬링, 시무 리우 그리고 내레이터 헬렌 미렌과 사람 아메리카 페레라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입니다. 그러나 포스터 공개 후 해당 SNS를 중심으로 '원작 훼손'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네티즌들은 공개된 한국판 포스터를 두고 원본 포스터 속에 담겨 있던 "바비는 모든 것"(Barbie is everything)과 "그는 그냥 켄"(He's just Ken) 문구가 빠진 채 그냥 '바비' '켄'이라고 표기한 점을 두고 영화가 가진 메시지를 훼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바비', '유명 작가 바비', '대법원 판사 바비', '외교관 바비' 등 다양한 직업군의 바비를 공개한 것과 달리 '괴짜 바비'와 '인어 바비'만 공개한 것을 두고 '여성 영화'로 부각되는 것을 꺼려한 배급사가 일부러 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이 역시 원작 훼손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 <바비>는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 등 여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어 온 그레타 거윅이 다시 한번 감독을 맡아 바비에 대한 기존의 시선을 전복시켜 여성을 향한 이중적인 잣대와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던 영화입니다. 그렇기에 "바비는 모든 것" "그냥 켄"이라는 문구와 다양한 직업군의 바비를 배제한 워너 한국 공식 트위터 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실정입니다.
이에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측은 "캐릭터 비주얼과 캐릭터명 먼저 소개한 것"이라며 추후 메시지를 포함한 포스터 24종을 모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몇 년간 주체적 여성상을 내세우거나 여성 간 관계에 집중하는 등 여성서사 계열의 영화들에서 포스터가 훼손되거나 포스터의 메시지가 왜곡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 같은 마케팅에서의 잡음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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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의 시집 공급 중단, 출판의 자유권 침해인가?
실천문학사에서 시인 고은의 시집 공급 중단에 대해 출판의 자유권 침해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천문학사는 지난 1월 고은의 신작 시집을 출간했다가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자 시집의 서점 공급을 중단하고 계간지 <실천문학> 발행도 중단한다고 밝히며 윤한룡 대표의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사과문에서는 "자연인이면 누구도 가지는 헌법적 기본권으로서의 출판의 자유와 고은 시인과 실천문학사 사이의 태생적 인연이 있었다"라고 출간 배경을 설명하며 '출판의 자유'를 강조했고, "출판 의도와는 다르게 시집은 현재 여론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면서 "세간의 여론에 부응해 17일부터 국내 모든 서점의 고은 시인 시집 주문에 불응해 공급하지 않고 있다"며 시집 공급 중단이 자의가 아니라 여론에 떠밀린 것임을 분명히 하고 "공급 중단은 여론의 압력에 출판의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이 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천문학사는 과거 인터넷신문 <뉴스페이퍼>의 기사와 <실천문학>의 편집자문위원이었던 이승하 시인의 기고문 등이 출간 철회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하며 설문에서 "고은 시인은 시인을 은퇴한 적도, 시인 자격을 박탈당한 적도 없으며, 그렇다고 탈퇴한 문단 단체에 복귀한 것도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언론과 여론이 순수 문학 도서를 적법하게 출판한 출판사의 출판의 자유권리(헌법 21조)를 억압하는 것이 선생님은 정당하다고 보시는지요?"라고 묻고 있는데요, 이 같은 '출판의 자유권' 논의 어디에서도 고은의 성추행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성추행범이 행사하는 출판의 자유가 예술생태계를 어떻게 오염시키고 안전을 위협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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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유족 변호' 정철승, 후배 성추행 혐의 피소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족 측 법률 대리를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가 후배 변호사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었습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4월 10일 정 변호사에 대한 강제추행치상 혐의 등의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접수하고 사건 검토에 나섰습니다. 고소장에는 정 변호사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의 한 술집에서 후배 여성 변호사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철승 변호사는 피소 건에 대해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고소인을 무고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습니다. 정철승 변호사는 박원순 전 시장이 부하직원을 성희롱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결과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유족 측을 변호한 인물로, 2021년에도 한 여성으로부터 강제추행 및 유사강간 혐의로 고소당했다가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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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남성기자 2인, 타 언론사 여성기자들 성추행
JTBC 소속 남성 기자 2명이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한 해외 출장 행사에서 다른 언론사 여성 기자들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JTBC와 한국기자협회는 경위 파악 등 징계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TBC 소속 남성기자 A씨는 지난 4월 12일 한국기자협회와 몽골기자협회의 교차 취재의 일환으로 몽골 현지에서 진행한 기자포럼 행사 만찬 자리 이후 다른 언론사 소속 여성 기자에게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을 했고, 피해자는 성추행이 시작되자 호텔 로비로 도망쳤습니다. 또한 이날 JTBC 소속 기자 B씨는 또 다른 여성 기자를 성추행했습니다. 현지에 있던 몽골기자협회측이 분리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와 가해자는 다음날 같은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기까지 했습니다.
피해자는 사건에 대해 "그런 사람이 언론사에서 일하며 다른 잘못을 고발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JTBC 사내뿐만 아니라 기자협회 차원의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JTBC 관계자는 "당사자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경위 파악 등 징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엄중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한국기자협회는 4월 14일 입장문을 내어 "철저한 조사를 위해 우선 해당 기자들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조치하고 경위를 파악 중에 있다"며 "추가 2, 3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정확한 진상을 파악한 후 자격징계위원회에서 엄격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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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조장하는 우울증갤러리, 10대 여학생 SNS 방송 켠 채 투신
지난 4월 16일 10대 여학생 C양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한 건물 옥상에서 투신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C양은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전에 투신 계획을 공개한 상태였고 실행 당시에도 SNS 방송을 켜두고 있어 이 과정이 아무런 편집 없이 해당 SNS에 실시간으로 중계되었습니다. C양은 사망 전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C양이 이 갤러리에서 만난 남성들로부터 당한 정서적·신체적 학대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빌라에 함께 거주하는 20대 남성 6명으로 구성된 일종의 가출패밀리인 '신대방팸'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2, 3년 새 이런 피해를 입은 미성년자가 적지 않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취약한 미성년자들이 우울증갤러리에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면 남성들이 자신도 우울증을 앓는 척 공감대를 형성해 이들을 꾀어내 술이나 마약을 주고, 이 과정에서 성 착취와 불법촬영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성매매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디시인사이드 내 우울증갤러리 게시판에 대해 "최악의 조합이 전부 다 있는 진화된 n번방"이라며 "n번방만 해도 3년 전이니까 마약이 이렇게 일반화되지 않았었고, 자살이 이렇게까지 방치되지 않았는데 코로나를 지나면서 이 모든 것이 결합이 된 형태로 지금 ‘우울증갤러리’라는 곳에서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인다"고 진단하고 경찰이 가해자들을 샅샅이 조사하고, 디시인사이드 측 역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의 우울증갤러리 폐쇄 요청에 디시인사이드는 "갤러리는 회사 개인 소유물이 아닌 이용자들의 저작물이 올라오는 곳"이라며 "갤러리를 폐쇄한다고 글 쓰던 사람들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글을 남기면 더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경찰의 폐쇄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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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우울증 갤러리 게시판 삭제를 심의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우울증 갤러리 게시판 삭제 안건이 인터넷상의 불법·청소년유해정보를 심의해 삭제·차단 조치를 결정하는 통신심의소위원회에 올라가면, 심의위원들이 해당 게시판과 게시글 삭제에 대해 논의해 삭제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방통심의위는 자살을 목적으로 하거나, 이를 미화·방조 또는 권유하여 자살 충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인터넷 정보를 심의하고 시정요구를 결정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총 1333건의 관련 정보를 심의해 그중 1건은 삭제 요구했고 1045건에 대해 접속차단 요구를 했습니다. 올해도 1월부터 4월 20일까지 총 294건을 심의했으며 그중 58건을 삭제 요구했고 236건에 대해서는 접속 차단을 요구했습니다. 자살을 조장하는 인터넷 정보를 발견 시 누구든 방통심의위로 신고해 심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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